콩팥, 손상되면 회복 안돼… 사구체여과율에 관심을
콩팥, 손상되면 회복 안돼… 사구체여과율에 관심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12.26 13:31
  • 호수 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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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원인과 치료

당뇨·고혈압 있으면 발생 확률 높아… 여과율 60% 이하는 ‘신부전’ 단계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관리법 달라… 말기는 투석 및 이식치료 필요해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콩팥은 신체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관으로, 체액의 양과 구성을 조절하고 여러 호르몬을 생성, 대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만성콩팥병은 원인과 관계없이 콩팥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받은 국내 환자는 13만7003명(2012년)에서 29만6397명(2022년)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는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만 한다”며 “그러나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콩팥병의 원인

콩팥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노화’다. 더불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상호 교수는 “정상인도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사구체여과율이 노화로 인해 감소하게 된다”며 “혈관에 손상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혈압을 오래 앓거나 콩팥에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이 있으면 기능 저하가 더 빨리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다낭성신증과 같은 유전질환, 특정 약물(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일부 항생제 등)이나 독성 물질(헤비메탈 등)에 오랜 시간 노출한 경우에도 콩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만성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65세 이상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3.2배 증가하며,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는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이 무려 7.9배 높아진다.

◇만성콩팥병의 증상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의 감소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는 주로 GFR(사구체여과율)이라는 콩팥의 여과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를 사용해 결정한다. 

1단계(90% 이상), 2단계(60~89%)는 콩팥 기능이 떨어졌지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단계이고, 3단계는 자각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단계로 사구체여과율이 60% 아래로 떨어진 상태이다. 사구체여과율이 30% 미만이면 4단계, 15% 미만이면 5단계로 분류한다. 

마지막 5단계는 콩팥 회복이 불가능해 투석을 하거나 콩팥 이식을 필요로 하게 된다. 흔히 3단계부터 ‘만성 신부전’으로 간주하고 5단계를 ‘말기 신부전’이라 한다.

콩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소변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되는데, 이런 환자들은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하며, 밥맛이 없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만성콩팥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는 ▲붉거나 탁한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 경우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아짐 ▲반대로 소변량이 줄거나 소변 보기 힘든 경우 ▲몸 전체가 가렵거나 ▲눈 주위와 손발이 붓는 경우 ▲혈압이 올라가거나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경우 ▲입맛이 없고 체중이 줄어든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콩팥은 정상 기능의 50% 이상이 감소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의 고위험군인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만성질환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콩팥병의 치료

만성콩팥병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1~2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콩팥 손상의 위험 요인(흡연, 비처방 약물 사용 등)을 줄이는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이다. 이 시기에는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을 관리해야 한다.

3~4단계는 콩팥 손상과 기능감소가 더 가속화되므로, 기저질환과 합병증을 더 집중 관리해야 한다. 단백뇨, 고혈압, 빈혈, 뼈와 미네랄 이상 등 합병증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식사 조절, 특히 나트륨, 칼륨, 인 섭취 제한 등이 필요하지만 이는 남은 콩팥 기능의 정도와 원인질환에 따라 환자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의사와 적극적인 상담을 해야 한다. 특히 콩팥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약물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콩팥을 보호하는 약물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5단계는 이미 콩팥 기능이 너무 나빠져 노폐물이 과도하게 축적돼 합병증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투석 치료나 이식 준비가 필요하다.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특별한 식사와 약물 관리가 병행돼야 하고 심혈관 합병증, 뼈와 미네랄 이상, 빈혈 등의 집중적 관리도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부 약물은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남아 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피해야 할 약물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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