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내내 폐지 주워도 수입 16만원
한달 내내 폐지 주워도 수입 16만원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4.01.08 09:15
  • 호수 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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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인 4만2000명… 시간당 소득 1226원

복지부 첫 실태조사… 노인일자리 연계해 지원키로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이 전국적으로 4만2000명에 이르며, 이들은 일주일에 6일씩 하루 5시간 넘게 폐지 줍고도 한 달 수입이 약 1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월 28일 이러한 내용의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차원의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와 지원책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폐지 줍는 노인은 평균 76세

실태조사 결과 폐지 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이며, 남성이 57.7%를 차지해 여성보다 많았다.

이들은 평균 하루에 5.4시간, 1주 평균 6일의 폐지 수집을 통해 월 15만9000원을 번다. 폐지를 줍는 시간당 소득은 1226원으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12.7%에 불과했다.

올해 폐지 1㎏당 가격은 한국환경공단 집계 기준 74원으로, 지난해 84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리어카 가득 100㎏를 채워도 8000원이 안 된다.

이들은 ‘생계비 마련’(53.8%), ‘용돈이 필요해서’(29.3%) 등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폐지를 주웠다. 폐지를 줍게 된 동기는 ‘다른 일을 구하기 어려워서’(38.9%)가 가장 많았다. ‘현금 선호’(29.7%), ‘자유로운 시간 활용’(16.1%)이 뒤를 이었다.

그러면서 88.8%가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폐지를 지속해서 줍겠다”고 응답했다.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폐지 납품단가 하락’(81.6%)를 비롯해 ‘폐지 수집 경쟁 심화’(51%), ‘날씨’(23%) 등을 꼽았다.

이들의 월평균 개인소득은 폐지를 팔아서 번 돈을 포함해 74만2000원이었고, 가구소득은 113만5000원이었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 확인된 전체 노인의 개인소득 129만8000원 대비 57%, 가구소득 252만2000원 대비 45% 수준이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93.2%,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12.7%였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는 비율은 32.7%였다. 

전체 노인의 경우,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56.9%, 건강하지 않다는 비율이 14.7%여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우울 증상’을 보유한 비율이 39.4%로, 전체 노인(13.5%)의 2.9배에 달했다. 

이들의 79%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었지만, 참여하는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앞으로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57.7%로 과반이었다. 이유는 ‘폐지 수집이 익숙해서’(37.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즉시 현금 수입’(14.8%), ‘혼자 일하기 선호’(12.6%) 등도 꼽혔다.

◇정부의 지원 대책

복지부는 2024년 1월부터 지자체를 통해 지역 내 폐지 수집 노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는 전수조사를 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노인일자리 사업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노인일자리 신청을 지원해 더 높은 소득과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목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을 2조원 넘게 확보해뒀기 때문에 폐지 줍는 노인 4만2000명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발굴만 되면 지원하는 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누락 없이 찾아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폐지를 계속 줍고 싶어 하는 노인은 폐지 수집과 유사한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가칭)을 연결해주기로 했다. 이미 일부 시군구에서 유사한 사업단을 운영해 2500여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단에 참가하면 폐지 수집과 비슷한 활동을 하면서 월 38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사업단에서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안전 보장을 위해 방한용품과 야광조끼 등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기초연금 등 보건복지서비스 제도에서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충분한 자격이 되는데도 여러 어려움으로 신청하지 못한 건 아닌지도 면밀히 확인해 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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