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색이야기 51] 왕실 전통 보자기는 홍색 비단으로 만든 것 사용
[한국의 전통색이야기 51] 왕실 전통 보자기는 홍색 비단으로 만든 것 사용
  • 정시화 국민대 조형대학 명예교수
  • 승인 2024.01.08 11:02
  • 호수 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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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보자기

보자기는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해 네모로 만든 천으로서 한국사의 기록에는 주로 왕실에서 사용하는 홍색 비단 보자기인데 중국에서 보낸 금박(銷金이라고도 함)으로 장식한 비단 보자기도 있다. 

◎보자기(袱‧복)는 ▷소금(銷金)황라(黃羅) ▷순홍(純紅) ▷대홍(大紅)필단(匹段) ▷다홍(多紅)로주주(潞州紬) ▷자적(紫的)문단(紋緞)혼궁독(魂宮櫝: 신주 궤) ▷자적능(紫的綾) 등이다.

◎겉 보자기(外袱‧외복)는 ▷다홍(多紅)방사주(紡絲紬) ▷다홍(多紅)운문단(雲紋緞)옥책(玉冊) ▷다홍(多紅)화화(禾花)명주 ▷다홍(多紅)방사주(方絲紬)존호(尊號)옥보(玉寶) ▷자적(紫的) ▷다홍(多紅)방사주(方絲紬)금보(金寶) 등이다.

◎홑 보자기(單袱‧단복)는 ▷다홍(多紅)광직(廣織) ▷다홍(多紅)화주(禾紬) ▷자적(紫的)외과단(外裹段) 등이다.

◎좁은 보자기(夾袱‧협복)는 ▷대홍(大紅)평라(平羅)소금(銷金) ▷홍라(紅羅)소금(銷金) 등이다.

◎싸는 보자기(包袱‧포복)은 ▷대홍(大紅)평라(平羅)소금(銷金) ▷홍라(紅羅)소금(銷金) 등이다.

◎좁은 싸는 보자기(夾包袱‧협포복)는 ▷홍(紅)라(羅)소금(銷金) ▷목홍(木紅)평라(平羅)소금(銷金) ▷대홍(大紅)평라소금운룡(平羅銷金雲龍) 등이다.

◎솜을 두어서 만든 보자기(襦袱‧유복)는 ▷다홍(多紅)광적(廣的)소금(銷金) ▷다홍(多紅)소금(鎖金) ▷다홍(多紅)방사주(方絲紬) 등이다. 

이들의 색깔은 순홍(純紅), 대홍(大紅), 다홍(多紅), 목홍(木紅), 자적(紫的)색이다. 

자수박물관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여러 가지 조각의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전통 보자기는 한국사에서 <원본>을 찾을 수 없다. 고궁박물관이나 국립박물관 전시물에서 조각 천 보자기를 본 일이 없다. 

조각보는 왕실에서 사용 안해

고려 때에는 침선(針線)낭자(娘子), 조선시대에는 침선비(針線婢: 바느질을 하는 상의원 여종)는 침선을 잘 익히게 하고, 능한 자는 우대해 상을 주고 능하지 못한 자는 처벌하라 하였다. 침선비는 원래 10명인데 면천자는 매년 4, 5명 이하였다. 

침선장의 기록이 있지만 의대(衣襨: 임금‧왕세자‧왕비‧세자빈의 옷)의 바느질을 담당헀으니 조각보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고 조선 후기에는 면천(免賤)된 침선비들이 객주(客主)들의 사제사조(私製私造)에 활용되었을 것이다. 이때부터 반가(班家)에서도 사용하였고 반가의 규수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했을 것이다. 

조각 비단으로 만든 전통 보자기의 아름다움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명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 훌륭한 민속품을 지나치게 예찬한 나머지 “우리 것은 무조건 좋은 것,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 라는 요설로 심지어 몬드리안 작품보다 낫다는 자화자찬에 이르기까지 하였다. 

몬드리안은 20세기 신조형주의 화가로서 그의 작품은 철저한 논리적 추론을 거친 지적 산물이지만 조각보는 조선 여인의 직관적 색채감수성에 의한 작품으로서 비교 대상이 틀린 것이다. 

꼭 서양보다 우월하고 우수하다고 말하고 싶으면 서양(외국)의 패치워크보다 훨씬 우수하고 아름답다고 해야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패치워크 역시 외국의 여러 나라들이 전통적으로 창조해 오던 섬유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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