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 다 잡는 ‘메디푸드’가 뜬다
건강‧맛 다 잡는 ‘메디푸드’가 뜬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4.01.22 14:33
  • 호수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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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이어 제약사들도 ‘특수 의료용 식품’ 개발

식약처, 질환별 메디푸드 제조기준 마련해 지원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 당뇨병을 앓고 있는 70대 김상길 어르신은 최근 한 제약사가 개발한 영양 조제 식품을 주문해 먹고 있다. 이 제품은 ‘메디푸드’의 일종으로 김 어르신처럼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 조절이 필요하거나 엄격하게 당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환자의 식단 관리를 돕는 음료다.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미네랄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데다 부드럽고 맛도 고소해 김 어르신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노인 1000만시대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메디푸드’가 점차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고 있다. 

‘메디푸드’는 의학(Medical)과 식품(Food)의 합성어로 해외에서는 ‘메디컬푸드’라고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푸드를 ‘특수 의료용도 식품’으로 정의한다. 정상적으로 섭취‧소화‧흡수‧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질병, 수술 등으로 일반인과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진 환자들을 위해 제조 가공된 식품을 의미한다. 음료와 도시락 제품이 많이 개발돼 있다.

2020년 11월에 관련법이 개정돼 메디푸드 식품 유형은 표준형, 맞춤형, 식단형 제품으로 나누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메디케어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디푸드 출하량은 2020년 4만3998톤에서 2021년 4만7715톤으로 증가했다. 

세계 메디푸드 시장의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메디푸드 시장의 규모는 78억 달러(약 10조3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2028년에는 124억 달러(약 1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현대그린푸드(그리팅), 대상웰라이프(뉴케어), 아워홈(캘리스랩), 풀무원(디자인밀) 등 식품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메디푸드 시장을 주도해 왔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당뇨식단, 암환자식단에 이어 투석환자(신장질환자)를 위한 식단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제약사들이 메디푸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건강, 대웅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종근당건강(닥터케어)은 최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음료를 출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암환자용 영양조제식품을 먼저 출시한 바 있다. 

제약사들은 기존에 의약품을 판매하며 환자를 대상으로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메디푸드는 식품에 속하는 만큼 기존 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는 마케팅, 유통망 측면에서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만, 앞으로 메디푸드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최근 폐 질환자용 영양 조제 식품의 표준 제조기준을 마련하며 지원에 나섰다. 기존에는 당뇨병, 암, 고혈압, 신장질환, 장 질환 환자용 식품에 대한 기준만 있어 다른 질환용 식품은 제조자가 직접 기준과 실증 자료를 준비해야 했는데, 다양한 제품이 개발될 수 있게 폐 질환용 식품의 기준도 만든 것이다.

식약처는 2026년까지 간질환, 염증성 장 질환자용 식품의 표준 제조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식약처는 메디푸드 제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공공데이터 포털에 식품 영양성분 데이터 2만5000건을 추가했다.

한 메디푸드 업계 관계자는 “바야흐로 병원식, 환자식을 넘어 개별적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 식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어르신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메디푸드’를 잘 활용함으로써 영양과 맛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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