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은 와상노인도 일으켜요’
‘정성은 와상노인도 일으켜요’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0.16 15:57
  • 호수 1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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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노인종합복지관 이동목욕팀

‘10년 병수발에 효자없다’는 말처럼 어르신 병수발은 웬만한 각오가 없으면 해내기 어려운 일. 그러나 성심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목욕서비스 및 지원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의 이동목욕팀이 주인공.

주거상황이 열악한 어르신들은 집안에 샤워시설은 물론 세면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달에 3~4회 정도 이동목욕팀이 방문해 어르신 몸을 씻겨 드리는 날이 유일한 희망이다. 어르신 질환의 대부분이 혈액순환 장애에 기초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요양보호사들이 방문해 어르신들의 때를 밀어드리고, 몸을 주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료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을 청결히 함으로써 욕창 예방이나, 각종 질환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몇 해 전에는 이들의 성심어린 서비스로 인해 뇌졸중과 디스크를 앓고 있던 80대 중증 와상환자가 점점 상태가 호전되더니 혼자 지팡이를 짚고 외출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어르신 이동목욕 서비스를 3년여째 하고 있다는 박효례(49), 조복자(38) 요양보호사는 “1.5톤 트럭을 개조한 이동목욕차의 비좁은 공간에서 어르신들을 씻겨드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목욕 서비스를 하다보면 속엣말을 털어놓는 어르신들과 어느새 돈독한 정이 쌓여 힘든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취재 당일, 일정이 어긋나 점심도 거른 채 목욕봉사에 나선 이동목욕팀에 의해 말끔히 씻겨진 서 모(91)어르신은 고와지셨다는 기자의 말에 “한달에 서너번씩 와서 내 몸을 구석구석 씼겨주는 이들이 있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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