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업체 삼영산업, 누적부채 따른 경영악화 ‘직원 집단해고’…왜?
건축자재업체 삼영산업, 누적부채 따른 경영악화 ‘직원 집단해고’…왜?
  • 김인하 기자
  • 승인 2024.01.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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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기부왕 이종환 창업주 별세 후 유족들 지분 상속 포기까지
(사진=삼영산업 노조)
(사진=삼영산업 노조)

[백세경제=김인하 기자] 경남 김해의 타일제조업체 삼영산업이 누적부채에 따른 경영악화로 전직원을 집단 해고해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조원 기부왕’으로 불린 이종환 창업주 별세 후 유족들은 지분 상속을 포기하는 등 삼영산업이 재정난에 빠지게 된 원인 중 하나가 ‘기부’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삼영산업의 창업주 고 이종환 명예회장은 생전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해 계속된 기부로 한때 ‘1조원 기부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평생직장으로 삼으며 일해 온 사람도 많아 직원들은 당장의 생계위기에 내몰렸다”며 “회사 경영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해시 진영읍에 위치한 삼영산업은 경영악화로 지난달부터 전면휴업에 이어, 이달 15일자로 전직원 130명에 대한 해고 통보를 했다. 이런 경영 악화에도 고 이종환 회장의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2020년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장부가액 124억 가량의 기계 장치를 기부해, 당시 회사의 순손실액은 151억원을 기록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계 장치의 기부로 인한 영향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며 기업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영산업 노조는 지난 30일 경남도청 앞에서 ‘삼영산업 정리해교 규탄 및 노동자 생존건 사수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삼영산업은 고 이종환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삼영그룹회장의 ‘잘 정리해라’는 한마디로 폐업을 결정했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며 평생 몸 바쳐 일한 노동자들을 한순간에 길거리에 내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 이종환 회장은 자신의 기부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회사의 모든 재산을 관정이종환장학재단으로 기부했다”며 “이러한 횡령과 배임행위 등의 결과로 결국 삼영산업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처절한 생존권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내달 초 관정이종환교육재단과 서울시 교육청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삼영산업은 해고를 통보한 130명의 직원의 퇴직금을 오는 2월 2일까지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영산업은 전반적인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어려움과 자재비, 가스비의 인상 등으로 지난 2019년 적자 전환을 했고, 2020년부터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계속된 부채는 2022년 247억원, 2023년 197억을 기록했다. 현재 누적 부채는 16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창업주인 이 회장이 별세하고, 계속된 회사의 경영위기로 자녀들마저 지분 상속을 포기하면서 주인 없는 회사가 된 삼영산업은 곧 부도절차를 밟은 예정이다. 현재는 직원들의 퇴직금 마련을 위해 외상매출금 등을 회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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