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접종 후 5명 사망 2명 중퇴…불안감 고조
질병관리본부, “지병이 원인, 새벽부터 대기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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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월 5일 오후 2시쯤 서울시내 보건소에서 독감예방접종을 맞고 귀가하던 86세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을 비롯해 최근까지 65세 이상 노인 4명과 50대 1명 등 5명이 숨져 역학조사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사망자는 86세 남성 1명과 81세 여성 2명, 80세 여성 1명 등 65세 이상 4명과 51세 남성 1명 등 5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10월 12일 독감예방접종을 맞은 91세 여성과 13일 접종 받은 77세 여성이 각각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입원치료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86세 남성과 81세 여성 2명의 사망원인에 대해 “예방접종 이상반응 대책협의회 회의결과, 모두 고령에다 평소 고혈압, 뇌경색, 당뇨 등 지병이 있었고, 사망원인도 심근경색증으로 독감백신접종과의 관련성을 찾기 힘들다”는 예방접종피해보상심의위원회 김정수 위원장(전북대 의대 교수)의 말을 전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51세 남성의 경우, 유족과 협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을 실시한 결과 독감백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독감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은 올해 갑자기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매년 나타나는 균주의 특성에 따라 달리 제조되는 독감백신의 특성상 해마다 극소수 접종자에게 이상반응이 나타나고 있어 지나친 우려는 옳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은 총 227건이었으나 예방접종피해보상심의위원회 심의결과 9건에 대해서만 독감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돼 보상됐다.
또, 사망신고의 경우 2005년 60~70대 6건, 2008년 70대 3건 등이 있었으나 사인은 심근경색과 뇌출혈, 뇌질환 등이었고, 독감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사례는 없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특히 올해는 언론매체에 의해 신종플루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이 조성돼 병의원에 비치된 백신이 일찌감치 동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5세 이상 노인 등 우선접종권장 대상자의 백신은 전국 보건소에 접종예정분량만큼 확보돼 있어, 어르신들이 조바심 때문에 최근 급격히 낮아진 기온 속에 새벽부터 장시간 무리하게 대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보건당국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행동하는의사회 임석영 대표(가정의학전문의)는 “의학적으로 독감예방접종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의 사망사례는 지병이 있는 어르신들이 환절기에 차가워진 날씨에 오래 기다리거나 무리해서 지병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또 “어르신들이 새벽부터 무리해 접종장소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은 금물”이라며, “평소 외출시간 대에 나가서 접종을 맞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접종피해보상심의위원회 김정수 위원장도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및 평소 지병이 있는 고령자가 백신접종을 위해 추운 날씨에 장시간 대기하는 것은 건강상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며, “접종을 받는 사람은 따뜻한 옷을 입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예진 시에는 평소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나 아픈 증세를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해진 접종 일정에 맞춰서 의료기관을 방문해 장시간 대기하는 것을 피하고, 접종 후 20~30분간은 접종기관에 머물면서 백신접종 후에 나타날 수 있는 급성 이상반응을 관찰할 것”을 당부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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