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악재’ 유화증권, 오너 3세 지분 확장 속내는?
‘잇따른 악재’ 유화증권, 오너 3세 지분 확장 속내는?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4.02.1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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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사법리스크에 영업손실 지속
유화증권 CI(사진=유화증권 홈페이지)
유화증권 CI(사진=유화증권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유화증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법리스크와 실적악화 등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오너 3세의 지속적인 지분확장이 이뤄졌다. 일각에선 후계자의 지분을 늘려 오너 공백을 대비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화증권은 1962년 창립해 올해로 62주년을 맞는 고참급 증권사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임에도 기업설명회(IR) 등 대외 활동이 드물어 소위 ‘은둔형 증권사’로 일컬어진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유화증권은 지난달 31일 윤승현씨가 이틀에 걸쳐 유화증권 보통주 49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윤씨는 지난달 26일과 31일 각각 4300주와 600주를 장내매수로 취득했다.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의 장남인 윤씨는 현재 유화증권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다만 경영 일선에는 아직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오너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자 후계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유화증권은 지난달 22일에도 윤씨가 같은 달 1월 18일과 19일, 22일 등 총 3거래일간 총 2만22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윤씨는 지난해에도 연중 총 17거래일에 걸쳐 유화증권 보통주 11만3625주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장내매수를 마친 이후 윤씨의 유화증권 보통주 보유량은 총 318만2100주로, 지분율은 2022년 말(5.36%) 대비 0.25%포인트 증가한 5.61%이다. 윤씨는 지분율 22.12%를 보유한 윤경립 대표에 이어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유화증권은 최근 오너 사법리스크와 계속되는 영업손실로 인해 우울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오너 2세인 윤경립 대표는 창립자인 고(故)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유화증권 최대주주다.

문제는 윤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사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상속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수차례 통정매매를 한 혐의가 드러났다. 윤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수사를 받게됐으며, 같은 해 12월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윤 대표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부친이 소유한 주식 약 80만주(약 12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사 임직원들을 동원해 통정매매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봤다. 

통정매매는 당사자가 부당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증권 거래시 거래 시기와 수량, 단가 등을 사전에 담합, 협의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식시세를 조정함으로써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현행 자본시장법은 통정매매를 부정행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1심에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로부터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5억원 등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나, 지난해 11월 21일 서울고법 형사12-1부가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또 2심 선고를 앞두고 청구한 보석이 인용돼 윤 대표는 남은 재판을 불구속 상태로 진행하게 됐다.

유화증권은 지난달 16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30%(대규모법인은15%)이상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4억2952만4000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도 연간 영업손실(28억8449만5000원)에 이은 2년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공시에 따르면 유화증권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23억2463만6000원으로 전년(220억6209만4000원)보다 약 4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1억9664만7000원에서 73억3657만6000원으로 74.8% 늘어났다.

오너 3세 윤씨의 잇따른 장내매수와 관련해 유화증권 관계자는 “개인의 장내매수와 관련해 회사에서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사고 싶으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리스크에 따른 실적 개선방안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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