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대한노인회 인천 미추홀구지회장 “노인이 할 수 있는 일 주변에 많아…경로당 회장 중심으로 봉사하기를”
이종원 대한노인회 인천 미추홀구지회장 “노인이 할 수 있는 일 주변에 많아…경로당 회장 중심으로 봉사하기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2.16 13:27
  • 호수 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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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10만원으로 인상… 인천 최초이자 전국서도 드문 복지

자원봉사자 및 후원자 송년 행사 개최… 월 10만원씩 내놓는 노인대학생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지회장 가운데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 중 한 명이 이종원(72) 인천 미추홀구지회장이다. 미추홀구지회는 경로당을 비롯해 미추홀노인복지관과 주안노인문화센터를 수탁·운영 중이다. 

이 지회장은 “6000여명의 회원을 둔 노인복지관에 하루 400~500명이 63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작은 복지관’격인 노인문화센터는 회원 3000여명에 하루 250여명의 노인이 이용한다”며 “거기에다 200명에 달하는 지회 부설 노인대학도 성황을 이룬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지난 7년간 미추홀 노인복지관이 보건복지부의 시설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A등급을 받았다”며 “지회가 운영한 이후로 회원도 많이 늘었고, 특히 하루 150명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는 어르신들로부터 칭찬의 소리를 듣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지관장 재직 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는데 복지관 운영으로 그런 상을 받는 건 드문 일”이라며 “제가 군 출신으로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라며 웃었다.

인천 미추홀구 인구는 40만7000여명, 노인인구는 8만여명(19.7%)이다. 인천 미추홀구지회에는 167개 경로당, 회원 6000여명이 있다. 이종원 지회장은 인천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사회복지사 1급)를 졸업했다. 남구노인복지관 관장, 인천 미추홀구지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4월 7일, 제17대 미추홀구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미추홀구사회복지협의회장, 미추홀구시니어클럽 운영위원장, 미추홀구 장기요양기관 선정 심사위원 등을 맡고 있다.

-취임 2년째를 맞는다. 그간의 사업 성과라면.

“1월에 지회 취업지원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지난 선거 때 취업지원센터를 만들어 어르신들 일자리와 취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공약을 했고, 그걸 지킨 셈이다. 구청, 연합회, 중앙회 등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협조를 부탁했는데 박용열 인천연합회장님이 적극 도와줘 가능했다. 어르신 취업알선, 시니어인턴십사업, 공익·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사업을 활발하게 수행 중이다.”

-올해 노인일자리는 얼마나 되는지.

“‘실버시터’ (Silver Sitter) 등에 385명이 참여한다. 실버시터의 ‘실버’는 노인을, ‘시터’는 돌봄을 맡는 사람을 의미한다. 경로당 식사 준비서부터 음식을 조리하고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경로당 회원 수가 많은 곳엔 4명까지 할당된다. 사회서비스형사업으로 39명이 경로당에서 행정업무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노인대학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여느 노인대학의 커리큘럼과 동일하지만, 차별화라면 ‘마실’ 개념의 아웃도어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도시락을 준비해 동네 한 바퀴 돌고, 공원서 식사와 레크리에이션도 하는, 일종의 ‘소풍’을 가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어르신들 건강과 기분전환, 일상생활에 자극이 될 뿐더러 단합과 화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학장님과 총무, 감사, 반장(3명) 그리고 사무국장이 수고를 많이 하신다.”

이종원 미추홀구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김효경 사무국장.
이종원 미추홀구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김효경 사무국장.

-작년 12월에 자원봉사자 및 후원자 송년행사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개최했다. 지회 행사로는 드문일이다. 

“법인 대표로서 산하 기관(복지관·문화센터 등)끼리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한 자리에 모여 좋은 내용을 공유하고, 격려도 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치렀다. 노인대학에 나오는 한 분은 ‘과거에 비해 형편이 나아졌다’며 저를 찾아와 매달 10만원의 후원금을 직접 내주신다. 노인복지관에 어려운 이가 많다. 복지관장에게 그 돈을 내려 보내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말고 나눠서 유용하게 쓰도록 한다.” 

-경로당 회장님들 평균 연령대는.

“70대 회장이 나오는 등 젊어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80대가 주류다. 수준도 높아졌다. 개중에 대학 교수, 국회의원, 구의원을 지낸 분도 있다. 이런 분들이 열심히 봉사하고 희생하는 덕에 경로당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경로당 현안이라면.

“경로당 운영 규정에 회원은 입회비와 월회비를 내도록 돼 있다. 입회비(2만원)는 평생 한 번만 내면 된다. 반면에 ‘월회비는 5000원 이내로 정할 수 있다’로 돼 있어 2000원, 3000원도 낸다. 따라서 월회비로 지회 회비를 내기가 힘겹다고 봐야 한다. 시에선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지회 회비를 내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이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월회비를 5000원 이상으로 인상하든가 그렇지 않다면 보조금이라도 많이 줘야 하지 않나. 이 문제가 하루속히 시정돼야 한다.”

이 지회장은 “어려웠던 시절을 보내며 아끼고 절약하는 습성이 몸에 밴 어르신들이 난방비 아끼느라 좀처럼 난방시설을 가동하지 않는다”며 “남은 난방비를 다른 곳으로 전용하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을 추진했다고.

“지회는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활동비 월 5만원을 지급해왔다. 제가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만원으로 인상했다. 인천에선 최초이자 전국적으로도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인복지를 전공한 배경은.

“아내가 일찍부터 사회봉사를 많이 했다. 호스피스도 하고, 수화를 배워 청각장애인을 돕기도 했다. 저도 동참하면서 뒤늦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인천의 사회복지사 1세대이다. 요즘 복지관에 들어오는 관장, 직원 대부분이 후배들이다(웃음).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밟지 않은 게 지금 와선 후회가 되기도 한다.”

-미추홀구지회 사무국장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교실에서 배운 사회복지를 현장에 적용하고자 2010년 당시 남구 노인복지관(현 미추홀 노인복지관) 관장으로 들어갔다. 정년퇴직 후 2017년 지회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런 수고 덕분인지 미추홀구지회가 인천연합회 주최 모범경로당 표창에 최우수경로당을 2번 연속 받기도 했다.” 

이종원 미추홀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거리청소, 마을가꾸기, 교통 안내 등 찾아보면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마을 공동체로서 경로당 회장님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이런 일을 찾아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기회 있을 때마다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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