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점심 제공’ 모델 만든 충북 제천시
‘경로당 점심 제공’ 모델 만든 충북 제천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2.19 08:54
  • 호수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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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범사업… 분기마다 단계적으로 확산시키며 지원 내용 조정

민주당 “주5일 점심 제공” 공약… 국민의힘 “주7일 제공되게 확대” 제시

예산 등 구체적 방안은 제시 못해… 제천시 운용사례 벤치마킹 할 필요

총선을 겨냥해 여‧야 모두 경로당 무상 점심 제공을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충북 제천시가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활용해 올해 희망하는 전 경로당을 대상으로 점심식사 지원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의 한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총선을 겨냥해 여‧야 모두 경로당 무상 점심 제공을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충북 제천시가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활용해 올해 희망하는 전 경로당을 대상으로 점심식사 지원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의 한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전국의 모든 경로당에 주5일 점심 밥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지난해 12월)

“경로당에서 주7일 점심식사가 가능하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송언석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장, 2월 6일)

최근 정치권에서 매주 평일 5일 혹은 주말 포함 7일 동안 경로당에서 한 끼를 드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명 ‘경로당 무상 점심’ 사업을 펼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2월 6일 경로당에서 노인에게 점심을 매일 제공하고, 점심을 제공하는 노인복지시설의 수를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2월 ‘경로당 주 5일 무상 점심’ 정책을 내걸자 국민의힘이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두 정당 모두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과 지원 범위를 공개하지 않아, 추가적인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6만8000여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고 양곡비를 제외한 중식 재료 구입에 사용되는 ‘운영비’는 전부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자체 사정에 따라 경로당 운영비 지원 규모가 차이가 나고, 경로당 규모 및 형태, 회원 수에 따라서 식사를 하는 곳도, 아예 안하는 곳도 있다. 

식사도우미를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턱없이 적은 부식비로 인해 매일 식사를 하는 곳이 드물다. 또 평균 연령이 80대를 넘고 식사도우미를 지원받지 못하는 경로당은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점심 제공을 포기하기도 한다. 

A지회 관계자는 “식사를 자주 하는 경로당도 부식비가 부족해 회원들이 남은 쌀이나 반찬 등을 십시일반 모아서 먹는 곳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경로당 점심 제공을 희망하는 경로당으로 한정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지원이 합리적인지 결정하려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명부에 기록된 ‘전체 회원 수’를 기준으로 지원할 것인지, 실제 식사에 참여하는 인원으로 지원할 것인지를 정해야 하고, 또 1인당 식비를 얼마나 책정할지와 식사 도우미 제공 여부도 관건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희망 경로당 전체로 확대한 충북 제천시의 ‘제천형 경로당 점심 제공 지원 사업’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김창규 제천시장의 공약인 이 사업은 지난해 1월 17개소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갔고 2023년 12월 기준 등록 경로당 341곳 중 134곳의 경로당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사업 첫 해에는 경로당 운영비와 별개로 식사 인원에 따라 20명 미만 월 14만원, 20명~30명 월 16만원, 30명 이상 18만원씩 부식비를 지원하고, 양곡도 기존 지원분에 추가로 연 1~12포를 제공했다. 

특히 회원 대다수가 고령인 것을 감안해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로 하루 3시간씩(월 60시간) 식사 준비를 도맡는 경로당복지도우미도 파견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2100명에게 점심을 제공했고 만족도 설문에서 98.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제천시는 1년 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합리적인 지원 규모를 점차 찾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로당에서 식사를 하는 인원이 고정돼 있지 않고 얼마를 지원하는 게 합당한지 데이터도 부족하다. 실제로 17개소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초기에는 20명 미만 경로당에 월 10만원을 지원했는데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어느 정도 인원이 식사를 하는지 정확히 집계된 기록도 없었다. 제천시는 분기별로 경로당을 50개소씩 확대하면서 이러한 불편 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개선하면서 지원액을 늘려나갔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 사업으로 확대한 올해에는 희망 경로당 전체(217개소)로 대상을 확대하고 부식비 20인 기준 월 20만원, 기존에 지급되던 정부양곡에 더해 20인 기준 14포~16포를 추가 지원한다. 

제천시 관계자는 “점심제공 사업은 하루 한 끼 지원을 넘어 경로당을 활성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며 지역 내 돌봄까지도 가능한 노인복지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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