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장수 노인의 성격
[백세시대 금요칼럼] 장수 노인의 성격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 승인 2024.02.19 10:35
  • 호수 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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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백세 노인의 특성을 연구해보니

활력 있고 친구와 유대감 가지며

헌신적인 데다 지적 호기심 왕성

이런 특성은 인생 경험서 나오는

‘결정적 지능’과 밀접한 관계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까? 인류가 무병장수를 넘어 불로장생으로 방향전환을 한 후 가장 안정적이고 배울만한 항노화의 방법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실 장수고 뭐고 속 좁고 성마른 사람은 오래 살 것 같지는 않고 악당의 인생은 짧았으면 하는 모두의 속마음이 있지만, 분명한 건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 괴팍하고 깐깐한 노인이 오래 사는지, 아니면 관대하고 호의적인 노인이 오래 사는지는 살아봐야 안다는 말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좋은 식습관, 운동, 긍정적 사회관계, 스트레스 관리, 절제된 음주, 금연, 양질의 수면, 약물 멀리하기 등은 이미 장수의 8대 덕목이고 낙천적인 노인들이 장수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장수에 관한 연구들 중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교 연구진의 장수와 성격에 관한 결과는 참으로 흥미롭다. 연구진은 스페인 전역을 돌며 100~107세 여성 16명과 남성 3명을 심층 인터뷰하였고 연구 결과,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에게서 총 35개의 성격 특성이 나타났다. 이 중 인터뷰 대상자 19명 대부분한테서 공통적으로 8가지의 성격 특성이 발견됐다. 

먼저, 활력이 넘치며 목소리가 크고 여러 활동에 기꺼이 참석한다.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한다는 것도 참고하라. 둘째, 사교적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타적이다. 

셋째, 헌신적이다. 이들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기꺼이 헌신하며 자신의 일에서도 역량있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았다. 지인들 역시 그들에게 헌신적이었다. 넷째, 통제력이 강해 상황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다섯째, 지적 호기심이 왕성해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배우기 좋아하고 책 읽기를 선호했다. 여섯째, 긍정적이며 삶에 감사했으며, 심지어 어려운 일이 닥쳐도 정서적으로 매몰되기보다 이 상황을 즐기려고 했다. 

일곱 번째, 회복 탄력성이 강해 역경을 이겨내 가며 더욱 강해지는 특성이 있었다. 여덟 번째, 지적 능력이 뛰어나 문제해결 능력이 좋고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성공 경험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특성들은 생애를 통틀어 일관되게 나타나고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보면서, ‘나같은 사람은 어디 오래 살겠나!’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이들은 이 여덟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기보다 이 중 몇 가지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견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의 여덟 가지 특징들은 흔히 ‘결정적 지능’ 즉,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해법과 창의적 해석을 이어가는 능력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아닌게 아니라 스페인 연구진들은 장수를 예측하는 최고의 지표 중 하나로 ‘지능’을 꼽으며 100살을 넘어 장수하는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타고난 지능이 아니라 삶으로 익히고 지식으로 넓혀간 경험적 지혜, 곧 결정적 지능을 확장한 이들의 열매라는 뜻이리라. 

필자가 몇 년 전 ‘나이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법’이라는 책을 쓸 때는 치매예방을 넘어 삶을 만끽하기 바라는 마음에 내용을 채워나갔다. 그때 스페인의 이 연구를 알았다면 제목을 ‘100세를 위한 지능’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물론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끽하며 사는 삶이 중요하다. 스페인 연구결과를 통해 1세기를 넘게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들은 함께 감사하고 헌신과 나눔으로 재미와 기쁨을 삼았다. 이렇듯 자기를 돌보고 남도 돌보는 삶은 모두를 살리는 과정일텐데, 그런 면에서 장수의 본래적인 힘은 ‘존재에 대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오래 살고 싶다면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기쁨을, 가진 것에 대한 감사를, 나누는 것에 대한 기꺼움을 가져야 할 일이다. 어쩌면 이러한 특성들이야말로 몸속의 장수 여부를 결정하는 진짜 텔로미어(DNA 염색체의 말단 소체)길이를 늘리는 가장 인간다운 방법이며, 선한 지혜를 지향하는 인류가 살아서 경험하는 유토피아의 재료일 것이다. 

자, 봄도 다가오니 활동성에 발동을 걸어보자, 친구에게 건강과 안부를 물어보고 도울 일을 스스로 찾아보자. 서점에도 가고 용기를 내보자고 큰소리로 다짐도 해보자. 어디 한번 100살 넘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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