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회 대한노인회 전남 보성군지회장 “‘가고 싶은 경로당’ 만들려 환경 개선에 최선 다해”
김충회 대한노인회 전남 보성군지회장 “‘가고 싶은 경로당’ 만들려 환경 개선에 최선 다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3.04 10:36
  • 호수 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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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회관 리모델링·업무용 차량 확보·연회비 인하 등 핵심 공약 모두 실현

2023년 경로당활성화지원사업 우수기관 수상… 불우이웃돕기성금 역대 최대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임기 내 선거공약을 다 이루기는 힘들다. 핵심공약은 엄두조차 못 내고 끄트머리(?)공약 실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김충회(86)대한노인회 전남 보성군지회장은 코로나 사태 당시 취임해 일하기 힘든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요공약을 모두 실현해 회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충회 지회장은 “지회에 납부하는 연회비 인하, 12인승 업무용 차량 확보, 노후된 지회 건물 리모델링 사업 등을 차례로 성사시켰다”며 “이런 성과가 회원 모두의 복지와 권익증진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회가 2024년 대한노인회 정기총회에서 경로당활성화지원사업 우수기관 상을 수상한 것도 경사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보성군 인구는 3만7686명, 노인인구는 1만5952명(42%)이다. 보성군지회에는 12개 읍면 분회, 448개 경로당, 회원 1만2000여명이 있다. 김충회 지회장은 철도공무원으로 34년 근무하고 보성역장으로 퇴임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그라운드골프협회 회장을 거쳐 게이트볼협회 이사로 있다. 2021년 6월에 14대 보성군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지회 건물 계단 경사가 심해 오르내리기가 힘들 것 같다.

“지은 지 34년이 된 건물로 전체적으로 노후됐다. 노인대학이 3층에 있는데 계단 올라가는 모습 보고 신입생 뽑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웃음). 취임 직후부터 군수와 국회의원 등에 강력하게 요청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우선 엘리베이터가 급하니 그것부터 설치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번에 5~6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보성군수와 군의장, 의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최근 정양수 전남연합회장이 불우이웃돕기 성금 1억5300여만원을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 전달해 화제가 됐다.

“매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주관하는 ‘이웃사랑 나눔행복’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22년에 870여만원을, 올해는 그보다 배나 많은 1800여만원을 모았다. 군 단위에선 우리가 1위이다. ‘도움만 받는 노인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노인으로’라는 인식 확산에 앞장서는 각오로 많은 이가 모금에 동참했다.”

-경로당에서 지회에 납부하는 연회비도 인하했다고.

“연 6만원씩 받던 회비를 5만원으로 낮췄다. 회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로당에선 부담이 커 이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제가 와서 신임 경로당 회장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 새로 선출되면 경로당 운영 전반에 대해 잘 모른다. 그 자리에서 임명장도 전달하고, 연회비를 비롯해 경로당에서 지켜야할 일 등을 당부한다.”

-대신 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길 텐데.

“절약하면서 잘 해야지.”

-노인일자리도 많이 하고 있다.

“보성군 전체 일자리(3210명)를 우리와 군청, 복지관, 시니어클럽이 나누어 담당한다. 올해 공공일자리와 취업알선(350명)에 총57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내 동네 가꾸기’, ‘경로당자원봉사’, ‘학교급식’, ‘녹차생산’ 등의 일자리이다.”

-경로당활성화사업 우수기관에 선정된 배경은.

“전남연합회로부터 300만원의 지원을 받아 4개 경로당에서 공예와 체조를 가르쳤다. 액자, 발 매트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만들고, 웃음체조를 따라 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참여 어르신들 건강도 좋아지고, 경로당도 활기찬 분위기가 됐다.”

김충회 보성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장천석 사무국장, 왼편이 정광채 노인대학장, 오른편 끝이 임영락 일자리 센터장.
김충회 보성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장천석 사무국장, 왼편이 정광채 노인대학장, 오른편 끝이 임영락 일자리 센터장.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깨끗하고 좋은 편이다. 앉고 일어서기 불편한 좌식에서 입식으로 교체 중이다. 사용 기한이 넘은 TV, 냉장고 등도 바꿔주고 있고.”

김 지회장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정광채 노인대학장은 “노인대학에 들어오려는 노인이 정원(70명)을 훨씬 웃돌 정도로 인기”라며 “작년에 보성군수를 비롯 전주 한방병원 원장, 초당대학 교수 등의 특별강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어떤 경로당으로 만들고 싶은가.

“누구나 가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경로당이다. 그렇게 되려면 깨끗하고 편안해야 한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계단 난간, 화장실 손잡이 설치 등 자그만 부분에서부터 장판·도배에 이르기까지 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게이트볼협회 이사로 있다. 노인 건강에 좋은 운동인가. 

“중학교 때 마라톤선수로 나가 일등을 하기도 했다. 요즘도 매일 2시간 씩 게이트볼을 한다. 퇴직 후 그라운드골프협회의 권유로 회장직을 맡았다. 큰 수술 뒤 50m 공을 날리는데 힘에 부쳐 그만두고 게이트볼을 시작했다. 5명이 한 조가 돼 게임을 치르는 게이트볼은 집중력과 협동심을 필요로 한다. 한 게임에 약 3000보를 걷게 돼 노인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스포츠이다. 여러 차례 게이트볼대회 개인전 우승을 한 바가 있다.”  

-철도공무원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증기기관에서 디젤기관으로 바뀌면서 열차 성능이 월등히 좋아졌다. 기차가 움직이려할 때 타려다 자칫 바퀴 쪽으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일부 승객들이 증기기관차 시절을 떠올리며 출발하는 디젤기관차를 붙잡으려 해 신경이 많이 쓰였다. 우리나라 산업화 근간의 하나인 철도운송에 평생 바친 삶에 자부심을 느낀다.”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지냈다.

“주위에서 권유해 맡았지만 과거 새마을금고란 곳이 마음만 먹으면 (고객 돈을)빼돌릴 수 있는 구조여서 퇴근하고 나서도, 심지어 잠자리에서조차 불안했다. 나에겐 맞지 않는 곳이라 여겨 오래 있지 않았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직원들의 헌신적인 근무 자세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우리 직원 한명 한명의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도 강해 적은 인원으로 많은 사업을 수행하며, 그에 따른 성과도 높아 제가 맘 편히 일할 수 있다”며 “특히 공석이던 총무부장 자리에 새 사람이 들어와 분위기도 활력에 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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