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독도의 ‘독(獨)’은 독립의 독(獨) / 이동순
[백세시대 금요칼럼] 독도의 ‘독(獨)’은 독립의 독(獨) / 이동순
  • 이동순 한국대중음악힐링센터 대표
  • 승인 2024.03.04 11:12
  • 호수 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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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한국대중음악힐링센터 대표
이동순 한국대중음악힐링센터 대표

신기한 식물, 조류가 사는 독도는

우리 겨레가 겪어온 비극의 상징

일본은 조직적으로 ‘자기 땅’ 우겨

우리는 충동적, 일시적 반응만

독도 수호 노력을 더 철저히 해야

한반도에서 해돋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독도(獨島)이다. 그 독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커다란 기쁨이고 감격일까. 여러 해 전의 추억이다. 지금처럼 접안시설도 없고 또 일반인들이 독도에 전혀 상륙할 수 없던 시절에 나는 독도를 다녀온 적이 있다. 

어떤 기회를 얻어 울릉도에서 출발한 경찰경비정 보급선을 타고 세찬 바닷바람을 가르며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 빗줄기는 거세지는데 달린 지 얼마나 지났을까. 눈앞에 그림처럼 나타난 조촐하고 아담한 두 개의 섬을 보았다. 

나는 독도의 두 섬 가운데 동도에 어렵게 상륙해서 서도 쪽을 바라보며 고즈넉이 생각에 잠겼다. 동도의 바위 능선을 좌우로 걸었는데 거리가 짧아서 아주 잠시였다. 온통 갈매기 천국이었고, 녀석들은 돌연히 나타난 사람을 보고도 전혀 겁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영토에 나타난 나에게 경계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섬은 처음 보는 기이한 독도식물들의 군락지였고, 육지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신기한 새와 곤충들로 가득했다. 나는 독도의 능선에 앉아서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상념에 잠겨들었다. 잠시 머물렀지만 독도는 나에게 엄청난 내적 반향을 일으켰다. 

돌아온 뒤 독도의 생태와 비운의 역사에 대해 다시 자료를 찾아서 읽었다. 독도는 우리 겨레가 겪어온 비극적 상징이자 그 실체였다.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임하던 무렵, 독도와 관련된 모든 자료와 현안문제를 총체적으로 정리하여 ‘독도를 바라보는 한 눈금 차이’란 단행본을 발간했다. 우리가 독도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학습의 자료를 만들었다. 우리는 독도에 대해서 단지 충동적, 일시적 반응으로만 일관해온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조직적, 정략적으로 독도를 ‘다케시마’라는 그들의 명칭으로 부르며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에 이른바 ‘사료관’이란 공간을 설치하고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부각시키는 노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비해서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빈약하고 소극적이다. 독도를 관리하는 주무기관인 경상북도만 하더라도 독도에 대한 인식과 홍보, 수호의 자세가 몹시 안일하고 빈약하기 짝이 없다. 전국에 독도연구소란 간판을 내걸고 있는 기관만 하더라도 수십 개라 하는데 그들이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예산 따기에만 혈안이 된 것은 아닌가. 

나는 수년 전 이 독도 테마를 내 시작품의 총체적 활동공간으로 설정하고 독도 공부를 제대로 시작해서 마침내 한 권의 시집으로 발간했다. 그것이 시집 ‘독도의 푸른 밤’(실천문학사, 2020)이다. 70여 편 시작품이 모두 독도 테마이다. 독도에 대한 전방위적 탐구이다. 이 시집을 발간해서 경상북도 지사에게 보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지칭하며 그들의 고유영토라 우기고 있다. 이 섬을 둘러싸고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과 얼마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과 갈등을 겪어야만 했었나. 일본은 과거 한반도를 장악해 그들의 식민지로 오랫동안 유린했다. 우리가 힘이 없던 그 시절에 독도를 차지해서 지금도 여전히 독도를 정치적 볼모로 삼으며 그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에 가보면 가관이다. 다케시마 사료관이란 간판을 버젓이 걸어놓고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떠벌린다. 인터넷에도 낯간지러운 자료와 주장을 늘어놓고 그들의 영토인 다케시마를 한국이 현재 불법적 장악을 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도 교과서를 통해 그렇게 가르친다. 그 아이들은 한국에 대한 증오심을 품을 게 분명하다.  

일본은 과거 독도를 마치 범죄자가 제 뜻을 이루지 못할 때 주변 사람을 인질로 잡아서 강압적 요구를 제기하듯 걸핏하면 독도 문제로 한국에 시비를 걸어왔다. 이제는 아주 자기네 땅이라 강변하며 그들의 지도에 뻔뻔스레 편입시켜 놓고 있는 것이다. 

온갖 역사적 자료를 앞에 놓고 두루 통찰해보아도 내 나라 내 땅이 분명하건만 여기에 대해서 우리는 당당히 대응하지 못하고 그저 일본의 눈치나 살피는 위축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한 해는 그야말로 숨 가쁜 격동의 시간이었다. 그 격동의 파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이 한 해에도 줄곧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비운의 섬 독도를 위해 지난 시절 과연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단지 일본의 태도에 대해 단순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이 아닌지 부끄러워해야만 한다. 나의 시집 ‘독도의 푸른 밤’에 수록된 시 ‘독도의 뜻’을 함께 읽어보고자 한다. 독도가 왜 독도인가.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완전한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그 독립을 위한 노력을 더욱 철저히 하라는 각성과 분발의 촉구로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 이름 독도는/ 그동안 이루지 못한 독립/ 어서 성취하라는 뜻//

배달겨레 하나 되어 단단히 다부지게/ 잘 살아가라는 뜻//

독도의 독은/ 독립이란 뜻의 독(獨)/

한 번도 완전 독립 이뤄 보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올바른 독립/ 이루라는 바로 그 뜻

-시 ‘독도의 뜻’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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