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전국노래자랑’서 돌연 하차한 김신영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전국노래자랑’서 돌연 하차한 김신영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3.11 10:36
  • 호수 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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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유튜브’, ‘틱톡’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해고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수많은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브이로그’란 자신의 일상 생활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공개하는 게시물을 말한다. 즉, ‘해고 브이로그’는 해고 당한 순간과 전후 감정을 시시콜콜 공유하는 영상이다. 일상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는데 익숙한 2030세대들이 인생의 쓴맛을 보는 순간까지 공유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일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해고가 어려운 편이다. 반면 미국은 다르다.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선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행어가 ‘너 해고야’일 정도니 말이다. 실제 미국인들도 해고 브이로그를 많이 올리는데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방식의 잔인함이 상상초월이다. 재택근무를 하던 한 미국인은 평소처럼 회사 시스템의 로그인에 거듭 실패하면서 자신이 ‘잘린’ 사실을 알게 됐고, 또 다른 미국인은 출근하니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메일로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된다”고 통보하는 것은 그나마 양반일 정도다. 

지난 3월 4일 다소 놀라운 소식이 전해진다. ‘국민MC’ 송해에 이어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로 활약해 온 김신영이 전격 하차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해당 보도는 김신영이 제작진에게 하차 통보를 받았고 이는 제작진의 의지가 아닌 윗선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후속 보도에서는 김신영은 3월 9일 녹화까지만 마이크를 잡고 새 MC로 개그맨 남희석이 발탁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김신영이 하차 통보를 받은 이유에 대해 시청률 부진, 정치적 이유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부당해고’를 주장하지 못하는 직업 중 하나가 ‘연예인’이다. 연예인의 경우 ‘하차’라는 보기 좋은 말로 포장하지만 사실상 ‘해고’다. 프로그램 폐지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것 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개편’이란 이름 하에 김신영처럼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몇몇 연예인들은 유튜브에 등장해 자신이 당한 서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과거 활동 무대가 방송국밖에 없을 때는 불이익을 우려해 속앓이만 했지만, 이제는 세상의 변화와 함께 자신이 처한 부당대우를 알리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 역할을 못하는 연예인을 계속 고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정답은 해고당한 이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것과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어느 정도 선에서 보장해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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