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입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말 하기도 힘들어
눈과 입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말 하기도 힘들어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3.11 13:42
  • 호수 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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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 증상과 치료

정상조직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관절염‧피부질환 등 동반 증상

방치땐 간질성 폐렴으로 악화… 전문의 상담 후 치료 방향 결정해야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구조적인 파괴가 샘 자체의 분비기능을 감소시키면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은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구조적인 파괴가 샘 자체의 분비기능을 감소시키면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쇼그렌증후군. 이름도 생소한 이 질환은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한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1933년 눈과 입이 마르는 증상과 류마티스관절염을 동반한 환자를 처음 보고한 스웨덴 안과 의사 ‘쇼그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은 정상조직을 침입자로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침샘이나 눈물샘처럼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구조적인 파괴가 샘 자체의 분비기능을 감소시켜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하다고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홍연식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의 원인은 어떤 한가지로 말할 수 없고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와 안구건조 나타나 

쇼그렌증후군의 증상은 외분비 증상과 외분비샘 외 증상으로 나뉜다. 외분비 증상으로는 눈의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세포가 파괴되면서 ‘건조 각결막염’이 발생한다. 눈물 분비량의 감소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눈에 심한 이물감을 느끼고 자주 충혈되며, 각막에 상처가 생기기도 쉽다.

또한 침 생산이 감소해 점막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입안에 작열감이 느껴지고, 말을 오래 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힘들어지고 혀가 갈라져 맛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충치나 잇몸질환 발생도 잦다. 

비강(코안)과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 분비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소화기관의 분비기능 저하로 인해 식도점막의 위축, 위축성 위염, 위산감소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피부건조증과 질 분비물 감소로 성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환자의 약 절반에서 나타나는 외분비샘 외 증상은 관절염과 피부질환이 대표적이다. 보통 피로, 발열, 레이노증후군, 근육통, 관절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에서의 관절염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골미란(뼈와 연골 손상) 증상은 흔하지 않다.

이에 △물 없이 음식 섭취나 말하기 힘들 경우 △안구 건조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 △이유 없이 피로감이 심각할 경우 △관절염 증상이 동반될 경우 △호흡기, 피부, 소화기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에는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안구건조나 구강건조 증상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눈이 건조하거나 입이 마르면 그때마다 인공눈물을 사용하거나 물을 마시며 견디다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 중에는 건조증상으로 인한 눈과 구강의 변화가 많이 진행되어 일반적인 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구건조나 구강건조가 잘 호전되지 않는 경우,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중년 여성, 증상 계속되면 검사 필요 

쇼그렌증후군을 방치하면 폐의 일부가 굳는 간질성 폐렴으로 발전하거나 콩팥이 망가지는 간질성 신염으로 장기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 특히 고령일수록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크다. 빠른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진단은 주관적인 구강건조, 안구건조 증상 외에 객관적인 검사로 자가항체검사, 안구염색검사, 쉬르머검사, 타액유량검사, 침샘조직검사 등으로 진행된다. 

이는 침샘과 눈물샘의 분비기능을 측정하고, 각막과 결막 손상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다. 이 중 일정 개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1차적으로 인공눈물, 인공타액 등을 사용해 건조함을 느끼는 환자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치료가 진행된다. 또한 피부건조 시 보습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게 한다. 

이중 약 10%에서 혈관염이 동반되는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사용하고, 관절염 등과 같은 전신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사용한다. 더불어 폐 등이 침범되는 경우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면역치료제로 치료한다.

쇼그렌증후군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9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 발생률이 높다. 유전적인 요소와 함께 호르몬이나 감염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연식 교수는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며 식후에는 양치질과 금연을 실천하고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평소 먹는 약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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