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병원 퇴원 후 일상복귀까지 돌봐드려요”
지자체들 “병원 퇴원 후 일상복귀까지 돌봐드려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3.25 09:21
  • 호수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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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요양 지역통합돌봄의 일환… 어르신들 “안심돼요”

괴산군, 읍면별 돌봄봉사단 꾸려 장보기,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지원

청양군 최장 3달 거주 셰어하우스 운영… 영광군은 맞춤도시락 제공

최근 국회에서 지역돌봄법이 통과된 가운데 지자체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어르신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괴산군의 한 어르신이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
최근 국회에서 지역돌봄법이 통과된 가운데 지자체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어르신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괴산군의 한 어르신이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90대 노모와 함께 사는 이을주(67‧가명) 씨는 얼마 전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어 일주일 간 병원에 입원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고 입원 기간 자녀들이 순번을 정해 번갈아 휴가를 써서 노모를 돌봐준 덕에 심적 부담을 덜었다. 문제는 퇴원 후였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은 데다가 직장생활하는 자녀들에게 계속 의지하기도 어려웠다.

이 씨의 사례처럼 퇴원 후 일상생활에 복귀하기까지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위해서 지자체들이 ‘퇴원 후 돌봄’ 서비스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9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지역돌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2년 뒤 시행)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점차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2019년 6월부터 전국 16개 기초지자체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시행했다. 노쇠‧장애‧질병‧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장애인이 살던 지역에서 의료·요양 등 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받는 사업이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그간 분절적으로 제공하던 보건의료,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등 지원을 대상자 중심으로 지역에서 통합 연계·제공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통합 돌봄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시군구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지역돌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충북 괴산군은 입·퇴원 어르신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퇴원안정 돌봄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괴산형 어르신 돌봄 특화사업의 하나로 병원 입·퇴원 후 돌봄이 필요한 75세 이상 노인에게 맞춤형 생활지원과 영양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읍면별로 돌봄봉사단을 꾸려 어르신들이 퇴원하고 몸이 회복될 때까지 장보기, 식사 준비, 청소 등의 가사 지원은 물론 병원 진료 동행 등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을 지원한다. 앞서 괴산군은 사업 시행을 위해 수행기관인 괴산군노인복지관과 괴산성모병원, 서부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퇴원 후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돌봄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군은 2월부터 군이 직접 관리하는 고령자복지주택에 노인 퇴원환자 지원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설치, 운영에 나섰다. 

청양읍 교월리에 위치한 고령자복지주택 3‧4층에 위치한 셰어하우스는 남성 5가구와 여성 5가구가 입주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65세 이상의 병원 퇴원환자가 입주해 낮에 식사와 운동, 돌봄서비스를 받는 임시거처로, 귀가 전까지 일상 회복을 돕는다. 입주는 기본 한 달이지만 필요에 따라 최장 두 달까지 연장돼 3개월까지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처음 한 달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연장할 시에는 이용하는 서비스(식사 2만원, 임대료 5만원 등)에 따라 최대 10만원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특히 청양군은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가 혼자 지내야 하는 어르신들이라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병원에서 퇴원 후에 아직 완전한 회복을 못한 청양군 어르신 중 돌봐줄 사람이 없어 혼자 지내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군에 신청해 이용이 가능하다”며 “향후 화재 등으로 갈 곳을 잃거나 노인 학대를 당해 가해자의 분리가 필요한 어르신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 담양군은 고향사랑기금을 활용, 퇴원환자 돌봄사업을 추진한다. 급성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 후 퇴원한 어르신들이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함에도 돌봐줄 가족이 없어 재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퇴원 전 사전 예약을 통해 돌봄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고 1일 최대 8시간 이용할 수 있다. 본인 부담은 1일 2만원이다. 퇴원환자 가정방문 돌봄서비스를 희망하는 군민은 관할 읍면사무소 복지팀과 담양지원자활센터로 신청하면 이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충북 증평군도 2027년 완공될 증평읍 고령자 복지주택 내에 퇴원 후 일시 거주가 필요한 홀몸 노인 등을 위한 돌봄 안심주택(3∼5인 수용 규모)을 조성할 예정이다. 

퇴원 후 거동이 불편해 식사 준비가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전남 영광군은 3월부터 노인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병원 퇴원자, 만성질환자 등 식생활 돌봄이 필요한 관내 어르신 10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영양도시락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만성질환 독거노인과 병원(시설) 퇴원 후 영양 섭취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등을 우선순위로 선정하고 주 3회 밥‧국‧반찬(5종)‧과일‧음료로 구성해 대상자의 질환과 영양 상태에 따라 맞춤형 영양식을 제공한다.

맞춤형 영양도시락 지원을 희망하는 대상자는 병원 입·퇴원확인서 또는 진단서를 준비하여 해당 읍면사무소 방문복지팀에 신청하고 선정심사를 거쳐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영광군 관계자는 “맞춤형 영양도시락 서비스뿐만 아니라 요양, 돌봄 등 통합돌봄서비스를 연계·제공하여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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