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 줄이려면, 찌개 등 국물 조금만 드세요”
“나트륨 섭취 줄이려면, 찌개 등 국물 조금만 드세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3.25 13:12
  • 호수 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트륨,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

한국인, 권장량 보다 2배 많은 나트륨 섭취 … 고혈압‧신장병 등 불러 

화학조미료 적게 쓰고 배달 음식 줄여야… 물 자주 마시면 배출에 도움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부터 벗어나고자 저염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음식을 만들 때 간을 하지 않거나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짜게 먹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무리한 저염식은 오히려 건강에 적신호를 일으킬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이에 나트륨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나트륨이란?

나트륨은 인체의 신진대사에 없어선 안 될 필수 영양소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신경 자극 전달, 근육의 수축, 체내 농도 유지, 체온 유지 등에 심각한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트륨 특유의 중독성 때문에 적정량만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 의료센터와 호주 멜버른대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은 중독성이 높아 마약을 복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과 일치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하루 나트륨 권장 섭취량을 2000mg로 제한하고 있지만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음식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권장량을 훌쩍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물류 요리 섭취가 많은 한국인은 WHO 권장량보다 2배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트륨 과다섭취 시 부작용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 탓에 체내에 나트륨이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수분 배출에 문제가 생긴다.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수분은 정맥을 통해 영양소와 산소를 운반하는데,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수분이 세포 내에 축적돼 부종이 유발된다. 

하체의 경우 중력으로 인해 혈액이 몰리기 때문에 다른 부위보다 더 쉽게 붓고 비만해 보일 가능성이 높다. 즉, 부종은 혈관 내 수분이 축적된 것으로 지방이 쌓이는 비만과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외관상 부어 보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자신감 위축 등 정신적인 문제의 원인이 된다.

더불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으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혈류량이 늘어나 혈압이 높아진다.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에 손상이 생기면 심장,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수 있다.

고혈압은 신장병 발병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신장은 나트륨과 수분의 양을 조절해 항상성을 유지, 혈압조절에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전신에 혈압이 높아지게 되어 신장의 사구체 및 주변 혈관들에 높은 압력이 전해져 사구체와 혈관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허혈성 손상이 지속되면 만성 신장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뼈의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염분섭취가 많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게 되는데, 나트륨이 배출될 때 칼슘이 함께 배출되어 혈액 내 부족한 칼슘 보충을 위해 뼛속의 칼슘을 배출시켜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 장애나 노인의 골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소변에서 증가된 칼슘 배설로 인해 요로결석을 발병시키기도 한다.

◇올바른 나트륨 섭취 방법

우리나라에서 성인들이 염분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류(29.6%), 국·찌개류(18%), 어패류(13.3%) 순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김치와 국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밥상에서 매끼 먹는 뜨끈한 국물이나, 김치를 아예 식탁에서 치워버리기는 어려우므로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우선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에 직접 절이지 말고 소금물에 절이면 김치의 염분함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식탁 위에 채소를 김치처럼 늘 올려두고 채소에 쌈장이나 소스를 약간만 찍어 먹으면 김치를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국이나 찌개를 먹는 습관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물은 고염분 음식이므로 가급적이면 찌개보다는 국으로, 국보다는 숭늉으로 먹는 게 좋다. 국그릇을 절반 크기로 줄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며,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특히 국과 찌개를 요리할 때에는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기보다는 멸치·양파·다시마·새우·표고버섯 등을 우려낸 국물로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이처럼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쌈장 등의 양념류와 화학조미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염분을 제한하면 음식의 맛이 밋밋해질 수 있는데 식초, 설탕, 고춧가루, 후추, 겨자, 고추냉이, 파, 마늘, 생강 등을 활용하면 새콤달콤하면서 얼큰하고 알싸한 맛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젓갈, 장아찌 등의 절임류나 소시지, 햄, 치즈 등의 육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은 염분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자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라면의 경우, 개당 평균 2143mg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어,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밖에 외식과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같은 메뉴라도 식당에서 먹는 요리는 집에서 먹는 것보다 나트륨 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나트륨을 섭취했다면 이를 빠르게 배출하는 게 관건이다.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데 유리한 영양소는 ‘칼륨’이다. 고구마, 콩, 토마토, 사과, 바나나, 코코넛워터 등은 칼륨 함량이 많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다만, 이들 음식을 먹을 때 당분 섭취가 늘어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하루 1.5~2ℓ가량의 물을 마셔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나트륨을 비롯한 체내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식사 후 허기가 질 땐 가공되지 않은 채소, 과일, 요거트 등을 간식으로 먹고, 나트륨 일지를 작성해 하루 섭취량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습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