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피부간지럽다면 ‘간(肝)’질환 의심
[전문의칼럼]피부간지럽다면 ‘간(肝)’질환 의심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1.10 09:46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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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광 서울시북부노인병원 내과 과장
▲ 서울시북부노인병원 권미광 내과장
춥고 건조해진 날씨 탓일까? 아니면 평소에 복용하고 있는 당뇨․혈압약 때문일까? 중랑구 망우동에 거주하는 77세 김모 어르신은 “이상하게 여기저기 가렵고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심지어 주위사람들로부터 눈이나 피부가 노랗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호소한다.

전신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지만, 김씨처럼 황달증세를 동반한 피부 가려움증의 경우 간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간은 체내에서 사람이 섭취하는 유해물질이나 신체의 신진대사에 의해 발생하는 유독물질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 기능이 저하됐을 경우 담즙의 흐름을 막아 혈액 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 황달과 함께 피하조직에 담즙이 쌓이기 때문에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당뇨,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아지게 된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되므로 간에 부담을 주게 된다. 또한 노인들의 경우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통 성인에게 적용되는 양을 투여해도 체내에서 약물이 축적이 되어 과다 복용할 때와 같은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간질환이 염려되어 기존에 복용하고 있던 약제를 임의로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약제의 경우 안정성 및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 상태로 간질환 발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며, 또한 의사가 처방 시 약제 상호작용 및 용량에 대해 심사숙고 후 처방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대신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여러 병의원에서 약제를 처방받는 경우는 의사에게 복용 중인 약제를 말해줘야 하며,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에서 사용하는 약제 및 한약을 남용하여서는 안 된다.

약제 유발성 간질환 외에도 만성 B형 및 C형 간염 환자의 경우 병의 경과 중 급성 악화로 인해 간수치 증가를 보일 수 있으며, 간경변 및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 간암수치(알파페토프로테인) 검사 및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만성 B 형 및 C 형 간염의 경우 음주 시 병의 경과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악화될 수 있으므로 금주하여야 한다.

기존에 간질환이 없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알코올 섭취에 의해 지방간, 간염, 간경변, 간암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음주는 삼가야 한다.

간질환 관리의 핵심은 간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인자나 독소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검증되지 않은 약제를 남용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물을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평소 피곤함을 많이 느끼거나, 황달과 함께 온몸이 가렵다고 느낀다면 간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하며,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의 경우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질환의 악화를 조기에 발견 할 수 있도록 해야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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