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시큰거리면 무조건 관절염?
무릎 시큰거리면 무조건 관절염?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1.10 12:46
  • 호수 1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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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무릎통증 30%, 일반 질환
▲ 의료진이 무릎통증환자에게 관절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무릎통증은 으레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면 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는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인해 이곳 저곳 아픈 경우가 많다. 노년층에게 빈발하는 무릎 통증이 대표적 사례. 대부분 노화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관절염이라고 생각하지만 무릎 통증은 퇴행성 관절염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반월상 연골판 손상, 슬개골연골연화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고, 치료법도 다르다.

대한임상노인의학회지(2008)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무릎통증을 보이는 노인의 70%에서만 관절염에 해당하는 소견을 보였을 뿐 나머지 30%는 관절염의 증거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무릎 통증이 모두 관절염은 아니라는 얘기.

▶ 반월상연골판 손상
반월상연골판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연골판으로 충격을 흡수해 완화시키고, 관절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윤활작용을 한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관절을 보호할 수 없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40대 중반 이후부터는 반월상연골판이 약해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쪼그려 앉아 집안 일을 한다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순간적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관절염은 처음에 붓고 뻐근하다가 점점 통증이 심해지는 데 비해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어느날 갑자기 통증이 느껴진다.

진단을 통해 만일 찢어진 부분의 크기가 매우 적고 증상이 나타난 기간이 짧다면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 될 수 있지만 MRI상으로 큰 파열이 보이면 관절경술을 이용해 찢어진 반월상연골판을 꿰매거나 찢어진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반월상연골판 완전제거술을 받은 환자들은 관절염이 일찍 발생한 비율이 높아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연골을 최대한 보존하는 추세다.

▶ 슬개골연골연화증
무릎관절의 딱딱한 연골이 점차 말랑말랑해지다 결국 없어지는 병이다. 무릎연골은 무릎을 굽혔다 펴는 과정에서 마찰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무릎 앞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았거나, 골절 탈구, 무릎관절 사용이 너무 없었던 경우 등의 이유로 소실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찰로 인해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온다. 무릎 앞부분이 특히 통증이 심하다.
여성에게 흔하고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슬개골연골연화증은 무릎을 굽혔다 펴는 처음 순간에 통증이 온다면 관절염은 무릎을 굽혔다 펴는 매 순간에 통증을 동반한다는 것이 다르다.

또, 슬개골연골연화증이 주로 한쪽 무릎에서 먼저 시작되어 서서히 다른 쪽 무릎까지 증상이 발현된다면, 관절염은 흔히 양쪽 무릎에 동시에 찾아온다.

X선 촬영 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의사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무릎 근육의 강도와 슬개골의 위치에 맞는 치료를 선택한다. 주로 무릎 근육의 재활부터 시작하게 되고 대부분은 2~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재활치료와 운동치료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심하면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연골 표면을 매끄럽게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 전슬개낭염
무릎을 움직일 때 후끈거리는 통증이 느껴지고, 붓고, 무릎의 주변부가 빨갛게 달아오른다면 전슬개낭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슬개골 바로 앞에 위치한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전슬개낭염이라 하는데, 점액낭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주머니로 윤활액으로 채워져 있어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한다. 증상은 관절염과 비슷하지만, 관절염이 삐꺽거리면서 시큰한 통증이라면 전슬개낭염은 마치 타박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리는 통증이다.

전슬개낭염은 외상, 만성적 자극, 감염 등으로 발생한다. 습관적으로 무릎을 꿇어 관절 앞면에 충격이 가해지면 점액낭에 출혈이 생기거나 무릎에 충격을 주는 무리한 운동을 반복할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른 관절의 점액에 낭염이 발생했던 사람에게서 전슬개낭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무릎에 굳은살이 많이 박혀 있거나 피부색이 빨갛게 변한다면 전슬개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전슬개낭염은 간단한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반복될 경우 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낭에 혈액이나 물이 많이 고인 경우 주사기로 액체를 빼내주거나 보호용으로 쿠션이 많은 보조기 착용을 권하기도 한다.
도움말 : 인천바로병원 정진원 원장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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