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열정,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
[현장칼럼]열정,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11.30 11:00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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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경 제주도 노인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
제주특별자치도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입사한지 6개월 남짓, 노인학대사례 관리를 비롯한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사업들을 하나씩 익혀가던 어느 날. 관장께서 ‘연극을 통해 노인학대예방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의 사업을 필자에게 맡겼다.

처음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연극의 ‘연’자도 모르는 필자가 극단을 꾸리고 연극을 제작한다는 것은 물론 연극에 대한 경험이 없는 어르신들이 배우를 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불가능한 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틀림없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빛누리실버연극단’은 제2기를 맞아 승승장구하며 여덟 번째 순회공연을 막 마친 상태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가능케 한 힘은 무엇일까. 답은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무대에 오른 황혼 배우들의 몸짓, 표정, 눈빛 그 하나하나에서 느낄 수 있는 연극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 바로 그것이었다.

필자도 스스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어르신들에게서 발견했을 때의 부끄러움이란…. 젊음과 열정을 동일시했던 오만함과 무지함에 부끄러웠고, 그동안 불가능하다며 쉽게 놓아버린 내 인생의 수많던 기회와 사람들에게 부끄러워졌다.

그들의 열정이 내게 깨우쳐준 것이 있다.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 수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 불가능한 일 천지라고 여겼던 사회복지현장에서도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의 많은 기회와 사람들을 열정 없이 쉽게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얼마 후 2기 빛누리실버연극단의 아홉 번째 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 다시 무대에 선 그들은 내게 그랬듯 누군가에게 열정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언젠가, 나 또한 그들처럼, 누군가에게 열정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길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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