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 노인의 사회참여
[금요칼럼]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 노인의 사회참여
  • 관리자
  • 승인 2009.12.04 16:19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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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장
대학에서 ‘액티브에이징’ 과목을 2년째 강의해 오고 있다. 사회복지나 노년학을 전공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타 전공에서 노인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우리 젊은이들이 노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다 긍정적으로 접근시켜 노년에 대한 준비를 일찍부터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작할 때 그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대학의 확고한 이해로 본 강의를 개설할 수 있었다. 사실 어느 대학에서도 교양강좌로 열려 있었던 과목도 아니었고,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주제도 아니었기 때문에 액티브에이징을 교양강의로 열겠다는 생각은 폐강의 염려와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수업시간마다 노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함께 이끌며 진정한 노인의 고뇌를 읽게 했고, 노인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자본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동기화시키면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국제사회속의 액티브에이징 정책을 확인하면서 학생들의 열정은 액티브에이징이라는 이념을 낳게 했다. 시간이 갈수록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관심과 지역사회의 노인을 새롭게 조명해 보려는 노력, 자신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입장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는 학생들의 반응은 노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이해를 다방면으로 표출시켰다. 이러한 젊은 지성들의 변화를 보면서 작은 이념의 실천을 이해하고 받아 준 대학에 고마움을 항상 느끼게 된다.

1990년대 여성학이라는 학문이 전국 대학의 교양강좌로 개설된 적이 있다. 여성의 지위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구체적 행보였으며 사회적으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는 역할은 신선한 학문의 요람인 대학에서 그 역할을 해 주었다.

이처럼 노년에 대한 이해를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액티브에이징을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다루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보다 구체적으로 노년을 이해하고 그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인생의 주기 중 그 어느 때보다도 길어진 노년을 보내야 하는 과제는 복지 분야의 접근 뿐만 아니라 다학제적인 학문의 동참이 시급히 요구된다.

노인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보다 고령친화적으로, 또한 노인의 마음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회체계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는 고령화 사회를 거대한 쓰나미와도 비교하고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몰고 올 미래에 대한 많은 염려를 하면서도 진정한 사회적 변화를 과감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도 너무 부정적이며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그 벽이 매우 높다. 노인을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사회 속에 통합시키고 있는가를 한번 쯤 반성 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노인의 사회적 자본을 우리는 얼마만큼 활용하고 북돋고 있는가? 노인의 사회참여를 형식적이며 소극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노인을 수용하고자 하는 사회적 체계의 흡입력과 노인의 역량 그리고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 등을 안타깝게 지적해 본다.

노인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참여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사회적 인식개선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노인 역시 진정한 역량강화를 통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적 통합을 위한 훈련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0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고령자국제회의에서는 고령화와 관련된 정책을 수행하는 다양한 영역에 노인의 진정한 참여를 강조했다. 고령화와 관련된 정책결정, 지역사회의 다양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고령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제도권에 다방면의 노인계층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함을 제안했다. 단순한 소비자나 수혜자가 아닌 생산자로서, 정책 결정자로서 노인들이 활동하게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한 우리의 사회적 준비는 어떠한가? 아무런 합의도, 준비도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사회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노인들의 역량강화는 우선적으로 수행돼야 하는 과제이며 동시에 노인들의 사회 통합을 위한 자신에 대한 연마, 사회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헌신과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노인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본다.

노인들에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과학적·기술적 접근은 특별한 준비가 아니라 보다 현실화돼야 하는 중요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노인사회 현장에서 오랫동안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들이 거부당하고 무시될 때가 있었다. 변화는 귀찮고 어려운 과정이 수반돼야 하므로 꺼릴 수도 있지만 곧 우리가 맞게 될 고령사회는 노년이 변화되지 않고서는 지탱될 수 없다.

고령사회는 우리가 예측한 미래사회와 함께 나타나는 새로운 시대이며 새로운 격차가 또 다른 노인문제로 등장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갖고 있다. 노인들의 문화, 노년을 살아가는 많은 노인들의 생각의 틀을 변화시킬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우리사회는 과감히,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변화할 수 없고 변화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은 노인들의 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며 영원한 소외계층으로 몰락하게 만들 것이다. 노인이 학습된 무기력감, 도전이라는 그 무엇도 없는 구태의연함으로 노년을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래의 삶을 준비해 나가는 노력은 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제도와 노인에게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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