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두바이, 사상누각의 결말인가
[이슈&이슈]두바이, 사상누각의 결말인가
  • 장한형 기자
  • 승인 2009.12.04 17:11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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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Dubai) 아랍에미리트(Arab Emirates) 연방을 구성하는 7개국 중 한 나라. 7개국은 두바이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Abu Dhabi), 샤르자(Sharjah), 아지만(Ajman), 움알카이와인(Umm al-Qaiwain), 라스알카이마(Ras al-Khaimah), 푸자이라(Fujairah) 등이다. 카타르와 바레인은 1971년 분리 독립했다. 두바이는 토후국 중 유일한 국제 무역항으로 발전해 중계무역지가 됐다. 1969년부터 석유를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1971년에는 650만톤의 원유를 수출해 새로운 산유국으로 알려지게 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연방의 두바이 정부가 6개월간 채무 상환을 유예해달라고 채권단에 전격 요청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두바이 재무부는 11월 25일(현지시간) 정부 소유 최대 지주회사인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내년 5월 30일까지 6개월간 유예해 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밝혀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두바이월드는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를 일궈낸 부동산 개발기업 ‘나크힐’을 비롯해 세계 3위 규모의 항만운영기업 ‘DP월드’, 투자사 ‘이스티스마르’ 등의 모회사로 2006년 3월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칙령에 의해 출범한 공기업이다.

두바이월드의 부채 규모는 590억 달러(한화 68조원)로 두바이 정부와 정부 소유 기업의 전체 부채 규모 800억달러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상환 또는 재융자 해야 하는 부채 규모도 나크힐 35억 달러를 포함, 56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두바이 정부는 이번 채무상환 동결 요청이 두바이월드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두바이의 채무 상환 능력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두바이는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각종 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이색적인 개발사업으로 ‘사막 위의 낙원’으로 받아들여지던 두바이의 경제가 휘청하면서 전 세계적인 경제 대란이 다시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두바이 쇼크’는 유럽을 비롯해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인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1월 30일 현재 두바이 증시의 주요 종목인 건설 및 은행 종목은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한가(-10%)에 근접했다. 특히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한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주가는 장 초반 15%(주당 36.6센트)까지 떨어져 지난 2월 24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급격한 경기하락세를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큰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은 12월 2일, 두바이 사태의 규모나 성격 등을 볼 때 그 국제적 파급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이 아시아 전 지역으로 번지고 국제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왔던 것처럼 두바이 사태의 파급력에 대해 투자자들과 경제 분석가들이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슷한 점들도 있고 진정한 영향이 가시화되려면 몇 개월을 더 지켜봐야 할지도 모르지만 규모와 성격 등을 볼 때 이번 사태는 파급효과가 제한적임을 보여준다고 FT는 분석했다.

이 신문은 두바이 사태와 아시아 금융위기의 유사점으로 인프라 및 산업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로부터 많은 채무를 안고 있었던 점을 들었다.

침묵을 지키던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는 12월 1일 “채무 구조조정의 진의를 세계가 오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날 알-아라비야TV와 인터뷰에서 “언론이 두바이의 채무규모를 과장하고 있다”며 “세계 또한 두바이 정부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요청 이후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위기는 두바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UAE 건국 38주년 기념사를 통해서도 “우리의 경제는 강하고 견고하다”며 “원대한 목표는 여전히 우리의 목적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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