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回春) 58
회춘(回春) 58
  • 관리자
  • 승인 2009.12.14 10:30
  • 호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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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고목에도 꽃은 핀다
“엉터리 증거물 가지고 생사람을 강간범으로 만들면 당신 그 책임을 질수 있소.”

“아, 이 양반 남자들 연장만 잘 뜯어 고치는 줄 알았더니 거짓말도 참 잘하시네.”

“말씀 삼가세요. 나도 인격을 갖춘 의학박사요.”

“의학박사라? 아, 요즘 의학박사 참 흔합디다. 그런 훌륭하신 박사님께서 데리고 있던 간호사를 강제로 성을 유린했으니.”

“자꾸 일방적으로 몰아치지 마세요. 요즘 돈 울궈 낼려고 설치는 꽃뱀들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지는 당신네 경찰관들이 더 잘 알지 않소?”

“아쭈, 이 어른이 인제 우리 경찰교육까지 하실려구 그러시네. 그리고 여기 고소장에 보면 이런 말이 있어요. 피해자가 처녀성을 잃고 아래가 너무 아프다구 울고 있으니까 피고소인 당신이 너무 걱정 마라 우리 병원에 가면 상처 치료제는 얼마든지 있지 않느냐고.”

“그것도 모두 거짓입니다. 그 여자는 분명 처녀가 아니었어요. 관계를 가지면서 얼마나 흥분을 하고 좋아서 나의 허리를 껴안고 소리를 얼마나 질렀는데.”

“그럼 둘이서 좋아서 화간을 했단 말인가요?”

“그렇지요 화간이지요. 분명히.”

“그렇다면 지금부터 여기 피해자가 제시한 강간의 증거물을 보여 드립니다.”

하면서 형사가 내민 증거물은 단추가 3개 떨어져 나간 하얀 블라우스에 빨간 핏자국 같은게 묻은 여성팬티 한 장이었다.

“자, 이래도 당신 자꾸 오리발 내밀거요?”

“이게 뭡니까?”

“아, 보면 몰라요? 당신이 처음에 그 여자 채연숙을 끌고 호텔로 가서 안 벗겠다는 블라우스를 강제로 벗기고 팬티까지…. 여기 처녀성이 허물어진 증거가 팬티에 빨갛게 묻어있어요.”

“이것 보세요, 경찰관 선생! 그 여자 팬티에 피가 묻었다면 결국 강간한 자가 팬티를 벗기지도 않고 관계를 가졌다는 건가요?”

준식의 강경한 반론에 형사는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아, 그거야 관계 후에 혈흔이 묻어 날 수도….”

“이것 보세요! 이런 엉터리 증거물 가지고 생사람을 강간범으로 만들면 당신 그 책임을 질수 있소?”
“아, 아니 죄 지은 피의자 주제에 수사관에게 협박하는 거요? 당신!”

“이 하얀 블라우스 분명히 그 여자가 제출한 것 맞아요?”

“아, 그럼 내가 백화점이나 시장에 가서 사왔겠어요? 그쪽 피해자 측에서 제출한 거니까 여기 있는 거지.”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준식은 더욱 자신이 생겼다.

왜냐하면 처음 채 간호사와 호텔에 갔을 당시 하얀 눈이 펑펑 내렸었고 그래서 여우같은 그녀가 너무 좋다며 기념사진이나 하나 찍어 두자기에 못이기는 척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달라고 하여 찍어둔 사진이 분명 몇 장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진 문제로 미국에서 다니러 온 딸아이 시라에게 아버지 지금 젊은 간호사와 연애하시느냐고 추궁까지 당한 그 사진을 없애 버리지 않고 두었다는 사실은 마치 조상이 도와주신 느낌이 들었다.

그 사진은 빨강색 버버리 코트 속에 까만 블라우스 차림이다.

그런데 여기 자신이 그날 나에게 강간을 당할 때 입었던 옷이라며 증거물로 첨부한 옷은 하얀 블라우스다. 그렇다면 이는 분명 누군가가 꾸며서 만든 연출극이다. 사실과 전혀 상반된 허위의 증거로 죄 없는 사람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허위의 고소를 한 무고죄가 되는 것이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준식은 그래도 태연스럽다.

노련한 매는 언제나 발톱을 감추듯이 함부로 말을 하지 않고 그 뻔뻔스런 여자와 그 뒤에 숨어서 연극을 꾸며 된 인간을 직접 한번 보고 싶어 고소인과의 대질요청을 하였다.

잠시 후 조사실에 불려온 채연숙은 고개를 바로 들지 못하고 웅크리고 앉아 형사가 묻는 말에 답변만 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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