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이 뽑은 2009년 노인사회 주요 10대 뉴스
백세시대이 뽑은 2009년 노인사회 주요 10대 뉴스
  • 김병헌
  • 승인 2009.12.19 15:01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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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권익운동 적극 나선 ‘자조(自助)의 해’
▲ 올해는 노인권익향상을 위한 노인 스스로의 사회활동이 돋보인 한해였다. ‘노인틀니 건강보험 적용 범국민대책회의’ 어르신들이 틀니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09년 기축년도 어느 덧 서산너머로 꼬리를 감추고 있다. 올 한해 노인사회는 큰 변화 없이 잔잔한 물결을 건너왔다. 노인복지와 관련해서는 큰 진전 없이 기존의 정책을 굳히는 시간이었지만 노인 스스로 권익을 챙기기 위한 자발적 노력이 돋보인 한 해였다.

우선 노인자원봉사가 문화운동으로 크게 부각됐고, 노인틀니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입법청원도 노인의 힘으로 이뤄냈다. 또 노인의 성(性)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으며, 모집·채용 과정의 연령차별금지법도 시행됐다. 8월에는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이 별세, 장맛비와 함께 노인사회를 눈물로 적셨다.

노인자원봉사 화두로 떠올라
올해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를 비롯해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퇴직자협회 등 노인단체들이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했다. 대한노인회는 2009년을 ‘봉사의 해’로 선포하고 전국 노인들의 적극적인 사회봉사활동을 독려하고 나섰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신노년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시니어코리아’ 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사단법인 어린이유괴·성범죄추방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어르신들의 어린이지킴이 활동이 본격적으로 막 오르는 등 노인자원봉사가 크게 부각됐다.

교통수당 폐지에 노인사회 분노
노인교통수당을 전국 각 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지급 중단키로 하면서 노인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서울시 등 전국 16개 광역시도 및 기초자치단체는 노인 1인당 매월 1만2000원~1만4000원씩 분기별로 지급되던 교통수당을 올해 1월부터 전면 폐지했다.

전국 광역시도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7년 말, 기초노령연금제도의 전면 시행(2008년 1월)을 앞두고 재정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자 2008년엔 기초노령연금을 지급받는 어르신들에 한해 교통수당 지급을 중단하고 올해부터 전면 폐지키로 합의한 바 있다.

국내 최초 노인전용극장 개관
서울시가 지난 1월 21일, ‘9988어르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종로 허리우드 극장에 노인전용 영화관을 개관했다. 노인전용 영화관 개관 이후 어르신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부부동반 모임을 비롯해 동창모임 등 편안하고 뜻있는 만남의 장소로 애용되고 있으며, 어르신들에게 정겨운 옛 추억을 되살리는 공간이 되고 있다.

노인전용 영화관을 찾은 어르신들은 대부분 옛 추억을 되살리며 큰 만족감에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종로에 이어 안산시에도 10월 19일 노인전용극장인 ‘브라보 청춘극장’이 들어섰다.

노인틀니 건보적용 입법 청원
4월에는 평범한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노인틀니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해 화제를 모았다.

‘노인틀니 건강보험 적용 범국민대책회의’는 지난 4월 14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노인틀니 건보적용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국회를 방문해 노인 11만명이 서명한 입법청원서를 제출했다.

범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월 10일부터 최근까지 서울을 비롯해 부산, 강원, 전남, 제주 등 전국 노인회와 복지관을 중심으로 입법청원을 위한 어르신들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했다.

모집·채용에서 연령차별 금지법 시행
노동부가 지난 3월 22일부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근로자 1인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해 전면 시행했다. 다만 노동시장에 끼치는 충격을 고려해 임금·금품·승진·퇴직해고 분야는 내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인을 다른 연령의 사람에 비해 부당하게 차별 취급할 경우 연령차별로 간주된다. 만약 시정명령을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게 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1주년
지난 7월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1주년을 맞아 이 제도로 인해 서비스 대상자의 건강이 호전되고 가족들의 부양부담이 크게 경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간병과 간호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여성과 중고령층에 적합한 취업 기회를 제공한 것도 부수적인 효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과다배출로 인한 문제와 저소득층의 본인부담금 등이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복지부는 올해 연말까지는 노인인구의 5.59%, 29만명이 장기요양보험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별세
안필준 대한노인회장이 8월 26일 오후 6시 55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과로로 인한 급성 폐혈전색전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고인은 회장 재임 시 노인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기초노령연금법,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이른바 ‘노인3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 내는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했고, 노인의 적극적인 사회봉사 전개를 주도해 노인사회의 진정한 어른으로 인정받았다. 안필준 회장의 별세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수석 부회장인 이기인 인천시연합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베이비붐 은퇴 시작
내년이면 1955~1963년에 걸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47~55세)가 본격적인 은퇴에 돌입한다. 712만명에 달하는 이들 세대의 은퇴는 조세부족으로 인한 정부 재정악화는 물론 제조업 분야의 숙련된 노동력 감소로 인한 노동생산성 및 기업경쟁력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중소기업에 직무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책적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인의 성 담론화
올해는 그동안 금기시 됐던 노인의 성(性)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어르신들의 올바른 성(性)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성교육이 곳곳에서 마련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나타난 가장 획기적인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건강상태와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어르신들의 건전한 성생활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의 성적 욕구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노인 성상담이 중요하게 인식되면서 전국에 성상담소도 속속 문을 열었다.

성년 후견인제 도입 가시화
그동안 구호에 그쳤던 성년후견제 도입이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다. 노인 및 장애인 단체가 주축을 이룬 성년후견제추진연대는 지난 11월말 ‘성년후견제 제도화를 위한 민법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이 단체가마련한 민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법제처도 법무부가 입안한 민법개정안을 매우 긍정적으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머지않아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성년후견제가 도입되면 치매·중풍 등으로 판단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나 장애인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관리 등 사회적 사무를 맡길 수 있게 된다.

김병헌 기자 bh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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