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금융자산, 고령화대비 미흡
국내 개인금융자산, 고령화대비 미흡
  • 김병헌
  • 승인 2010.04.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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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충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

국내 개인금융자산은 2009년에 큰 폭으로 증가해 1000조원을 상회한 지 7년 만에 2000조원을 돌파했다. 1인당 개인금융자산도 4000만원을 넘었다. 개인금융자산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증가했기 때문. 그 중에서도 특히 주가 급반등으로 ‘주식 및 수익증권’이 144조5000억원이나 큰 폭으로 증가했고, 안전자산선호 현상으로 ‘통화와 예금’도 98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 국내 금융자산 규모 추이


국내 개인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미국·일본과 비교해 보면 현재의 금융자산 규모와 구조로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첫째, 은퇴 후 개인 생활에 필요한 금융자산이 크게 부족하다. 총자산의 20%에 불과해 실물자산 가격 변동에 의한 위험흡수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실물과 금융 자산 간의 유동성 불일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둘째, 노후대비 자산 축적이 쉽지 않다. 개인금융자산 가운데 실질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비중이 높아 수익창출이 어렵다. 특히 ‘통화와 예금’ 가운데 현금과 결제성단기저축의 비중이 27%에 이르고, 이자 수익을 창출하는 정기예금의 실질 수익률은 사실상 제로에 근접해 있는 수준이다.

셋째, 급속한 고령화로 전반적인 리스크관리 능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높은 자산 비중이 크다. 주가 등 시장변수들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및 수익증권’의 직접투자 비중이 76%나 되어 주가변동에 따르는 리스크가 높은 현실이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간접투자도 해외펀드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 주가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 위험까지 안고 있다.

넷째, 인구수명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자산 부재로 노후생활 대비가 취약하다. 국내 개인금융자산 가운데 장기채 비중은 3.8%에 불과한데 이는 미국의 22%, 일본의 33%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 국내 개인 금융자산 증감폭 추이


한편 정책당국은 무엇보다도 개인자산 중에서 가장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물자산 가치를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그동안 저금리·과잉유동성에 의해 형성된 부동산버블이 급격한 출구전략 시행으로 갑작스럽게 파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실물자산이 금융자산 부족을 대신할 수 있도록 금리 및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역모기지제도와 같은 실물자산의 금융자산화를 촉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 제고 등 국내 채권시장구조를 개선해 장기채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매우 시급하다.

▲ 한․미․일 상대적 금융자산 규모 비교

한편 금융시장의 변동 폭이 심화되고, 가계의 리스크노출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 개인들의 적절한 대응도 중요하다. 금융기관은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개발하여 개인들이 건강하게 금융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개인도 과다 리스크노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고령화 충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리스크관리를 위해 스스로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제고해야 한다.

▲ 국내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수준별 수신 비중

<김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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