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보러 명동오는 시대 기대하세요”
“연극보러 명동오는 시대 기대하세요”
  • 연합
  • 승인 2010.06.04 12:10
  • 호수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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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 개관 1주년… 관객 4만8천명 돌파
“많은 사람들이 ‘심심한데 명동가서 연극이나 볼까’하는 때가 오도록 하는 게 꿈입니다. 명동예술극장을 찾아오는 관객을 보면 그다지 먼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명동의 낭만’을 대표했던 옛 명동국립극장을 복원한 명동예술극장이 6월 5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초대 극장장인 구자흥(65·사진)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개관했는데 지난 1년간 평균 객석 점유율이 80%를 웃돌 만큼 관객들의 호응이 좋다”면서 첫돌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명동예술극장은 1950~70년대 한국 극장 예술의 요람 역할을 했던 옛 명동국립극장 건물을 34년 만에 복원해 지난해 6월 5일 552석을 갖춘 연극 전문 극장으로 개관했다.

지금까지 ‘맹진사댁 경사’ ‘베니스의 상인’ ‘광부화가들’ 등 7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려 유료 관객 3만4400명을 포함, 총 4만8400명을 끌어모으면서 61~97%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구 극장장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명동의 지리적 이점과 연극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수요가 잘 맞아떨어진 덕택”이라며 “사실 아직 명동예술극장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세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연극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예술극장의 ‘부활’에 연극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건물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 때문이다.

이 건물은 1975년 민간에 매각되는 바람에 명맥이 끊겼다가 1994년 명동상가번영회 주도로 복원 운동이 일면서 정부 예산 230억원이 투입돼 옛 모습을 되찾게 됐다.

구 극장장은 “명동의 낭만을 그리워하는 어르신 관객들은 ‘맹진사댁 경사’ 같은 작품을 기대하는 반면, 청·장년층 관객은 이보다 젊은 취향의 연극을 보고 싶어한다”면서 “배우 연령대와 연극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합해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연극을 선보이는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광부화가들’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같은 현대적 연극을 무대에 올린 것도 이러한 극장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실제로 명동예술극장을 찾는 관객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40대 이상 관객이 50%를 웃돌았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0대 이하 관객이 50%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인 것.

구 극장장은 그러나 “젊은 관객이 많다고 반드시 좋은 연극인 것만은 아니다”면서 “20대와 30대, 40대 관객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던 ‘광부화가들’처럼 대중적이면서 작품성도 뛰어난 연극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올해부터 ‘창작 희곡 공모제’를 도입, 1년에 한편씩 최우수작을 선발해 상금을 주고 연극 제작도 지원할 계획이다.

관객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는 6월 28일부터 6개월 과정으로 일반인을 위한 인문학 및 미학 강좌인 ‘명동연극교실’을 무료로 개설하고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연극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영어 번역기도 설치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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