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 미술관에 100억 상당의 작품 기증
전남 무안군 미술관에 100억 상당의 작품 기증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2.23 18:20
  • 호수 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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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179점, 서적 500부, 화구 300점…오승우(81) 화백

“미술작품은 벽만 바라보면 예술이 안 되고, 사람이 봐야 진정한 예술이 됩니다”

한국의 대표 서양화가 오승우(81) 화백은 지난 2월 22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면 왕산리에 있는 ‘무안군 오승우 미술관’에서 기자와 만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인 오지호(1905-1982) 화백의 장남으로 한국 서양화의 원로인 그는 2월 24일 문을 연 ‘무안군 오승우 미술관’ 개관 전시 준비를 위해 미리 무안을 찾았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2천744㎡ 규모로 지어진 이 미술관은 국비 등 57억5000여만원이 투입됐다.

10여년 전 부터 장수의 상징인 십장생도를 그리고 있는 그는 1층 전시실에 십장생도 50여점을 내걸었다. 2층에는 젊은 시절 그렸던 한국의 산과 건축물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남 화순 출신인 오 화백이 아무런 인연도 없는 무안군 작품을 기증하게 된 것은 미술관 건립 때문이었다. 2003년부터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미술관 건립에 착수한 무안군은 오 화백에게 작품 기증 의사를 타진했고, 결국 8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화가의 이름을 미술관에 쓸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최근에 군의회에서 미술관 관리운영 조례가 통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오 화백은 “문화는 공기와도 같아 여러가지 문화가 서로 드나들면서 발전하는 ”"이라며 “명칭 논란이 일었을 때 창피했지만, 무안군수가 강하게 일을 추진해서 잘 됐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기증한 작품은 십장생도 등 작품 179점을 비롯, 미술관련 서적 500부, 화구 300점에 달한다. 대다수 작품이 대작임을 감안하면 기증 작품의 가격 또한 100억원 이상 할 것이라는 것이 미술계의 추측이다.

오 화백은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어서 딸, 아들을 시집, 장가보내는 것보다 더 쓸쓸하지만 막상 작품을 보고 있으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오지호 화백부터 작품 기증을 실천해온 그는 “작품은 달라고 하는 곳만 기증했고 달라고 하지 않으면 작품을 기증하지 않았다”며 “작품을 보내고 화실에 그리다만 그림과 팔레트, 붓만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술관은 어떤 관장이 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좋은 미술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무안군과 군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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