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강한 젊은이들 있어 미래 희망적”
“애국심 강한 젊은이들 있어 미래 희망적”
  • 연합
  • 승인 2011.03.03 14:25
  • 호수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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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일 생존 독립유공자… 강태선(87) 어르신

“지난해 말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에 해병대 지원자들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 감동했습니다”

제주지역 독립유공자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강태선(87·서귀포시 성산읍) 어르신. 제92주년 3·1절을 이틀 앞둔 2월 27일, 강 어르신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우리 안보의식이 더욱 굳건해진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애국심 강한 젊은이들 덕분에 미래가 희망적인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강 어르신은 15세가 되던 해인 1939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심상고등소학교 고등과에 입학했다. 신문배달 등의 일을 하며 2년 뒤 어렵게 고등과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전문학교에 입학해 자격시험을 준비하며 독서에 매달렸다.

그는 당시 저우포하이(周佛海)의 ‘삼민주의’ 등을 탐독해 민족의식을 가다듬고는 친구인 조원호(경북 칠곡 출신), 심종보(경남 마산 출신) 등에게 “일본의 패전은 시간문제이므로 이 기회에 일제히 봉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들을 규합했다.

강 어르신은 동지들과 민족문제와 조선통치 문제들을 분석하고 계몽운동을 계획하는 등 독립운동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던 중 1943년 9월 비밀모임의 존재를 알아차린 일본 경찰에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그는 이후 6개월간의 혹독한 조사과정을 거쳐 재판에 넘겨져 1944년 8월 25일 오사카지방재판소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으며, 복역 중이던 이듬해 8월 일제의 항복으로 광복을 맞으면서 풀려나게 됐다.

강 어르신은 “1년 넘게 힘겨운 옥살이를 했지만 내가 비밀모임을 결성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내가 그때 이와 반대되는 선택을 했으면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형무소에 갇혔을 때 간디의 자서전 등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삶에 대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얼마든지 나라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태선 어르신은 1982년 독립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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