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 안 윤 정 (주)사라 앙스모드 대표
특별대담 / 안 윤 정 (주)사라 앙스모드 대표
  • 관리자
  • 승인 2006.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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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소비층 겨냥 진바지 캐주얼 의상 호평

‘최고의 품질과 자연스러움, 심플하게 절제된 선과 패턴의 노하우.’(주)사라 앙스모드로 알려진 안윤정앙스의 옷에 대해 오늘날 흔히 이렇게 평한다. 1970년대 중반 안윤정부띠끄를 시작으로 패션업계에 뛰어든 그는 1979년 앙스모드를 설립하며 기성복 시장에 진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토속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켜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의상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안윤정 대표(사진 오른쪽)를 본지 민봉기 편집위원이 만났다.

  안윤정 대표(오른쪽)가 본지 민봉기 편집위원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민봉기 편집위원(이하 민):반갑습니다. 무척 젊어 보이네요.


안윤정 대표(이하 안):감사합니다. 나이든 옷으로 30년을 하다 보니 우리 옷의 이미지가‘나이 든 옷’으로 고착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이제는 젊은 컨셉트로 가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인 저부터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의상도 젊은 감성으로 입고 있습니다. 그 덕이 아닐까요?(웃음)


민:패션을 전공한 것이 아니죠? 어떤 연유로 패션업계에 뛰어들게 되었습니까?

안:제 어머니가 신식교육을 받으신 분이라 세련되게 옷을 입으셨고 딸들에게도 예쁜 옷만 입히셨어요. 그래서 일찌감치 패션에 눈을 떴어요. 당시엔 의상실에서 옷을 맞춰 입었는데, 찾아놓고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어느 땐 옷을 사서는 죄다 뜯어 새로 만들어 입기도 했습니다. 그 일을 할 때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민:그래서 디자인 공부를 하기 시작했군요. 집안에서 반대했겠지요?

안:사람과 기계를 한꺼번에 사서 미싱팀을 구성한 뒤 무조건 의상실을 개업했습니다. 어머니한테는 부득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롯데백화점이 생기면서 입점하게 되었어요. 기성복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죠.

큰 사이즈 옷의 개척자

민:그때 큰 사이즈 전문 매장으로 오픈했다지요? 왜 하필…?

안:롯데백화점 오픈을 앞두고 제 매장이 제일 마지막으로 입점하게 되었는데, 부인복 자리 하나만 남아 있었습니다. 남들은 꺼리는 자리였지만 제가 하겠다고 했지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거의 기성복은 아가씨 대상이라 부인들에겐 맞는 옷이 없던 시절이었어요. 그때 큰 사이즈 기성복이 생겼으니 얼마나 인기가 있었겠어요? 하지만 그 이면엔 패턴 만드느라 고생한 제 땀과 노력이 들어있습니다.

민:패턴이라면?

안:어머니가 멋쟁이였던 덕에 셀린느 사이즈 팩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연구해가면서 개발했어요. 사이즈 맞는 옷이 있으니 부인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색깔별로 여러 벌을 한꺼번에 사가지고 가셨어요.

민:틈새시장을 뚫어 성공한 셈인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서도 성공했죠?

안:90년대 무렵부터 젊어졌습니다. 부인복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고 백화점에서도 냉대하는 분위기가 돼서 바꿨어요. 보시는 대로 성공했지요. 해외 수출도 하고 있어요. 시카고와 LA, 중국 등에 매장이 있는데, 특히 LA 매장은 반응이 무척 좋아요.

어르신들 대접받고 살았으면

민:노인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는 애길 듣고 있어요.

안:사실 할 말이 많아요. 우리나라 경제를 이만큼 일구고 강하게 살아남으신 분들이지요. 그런데 본인에게 너무 인색해요. 쓰고 베푸는 쪽으로 마음이 열렸으면 해요. 저축하고 아끼며 살던 생활이 몸에 배서 그러겠지요.

민:그럴 것도 같군요. 외국은 노인 소비층이 기업이나 문화를 바꾼다고도 합니다.

안:우리 매장에 오시는 노인들은 대개 며느리나 딸과 함께 오십니다. 저희는 칠십대에게 도 진바지를 권합니다. 그 나이의 체형에 어울리는 캐주얼 의상을 보유하고 있거든요. 망설이다가도 입어보고 열이면 열 다 흡족해서 구매합니다.

민:입을 옷이 마땅치 않은 노인들한테 참 좋은 기회를 주시네요.

안:몇 년 전 우리 브랜드가 나이 든 브랜드라고 현대백화점에서 철수한 적이 있어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는 노인층이 많이 살아요. 그런데 인근 현대백화점에 노인 매장이 없어졌어요. 백화점에 가서 쇼핑하는 게 낙이었던 노인들이 이젠 백화점에 가도 살 물건이 없어요. 우리도 고객이 젊은 층으로 바뀌고 있지만 노인들 생각하면 답답해요.

민:노인들이 좀 더 대접받고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할 텐데…좋은 일도 많이 하시죠?

안:패션쇼를 할 때 마다 한국어린이보호재단에 수술비를 기부하는 등 몇 가지 하고는 있으나 더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민:열정적인 모습이 아름답고 시선이 무척이나 따뜻하고 곱네요. 오늘 고마웠습니다.

안: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안윤정 대표이사는…

▶(주)사라 앙스모드 대표이사. 안윤정앙스 디자이너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과 졸업, 동 교육대학원 석사, 동 산업미술대학원 디자인과 석사
▶1975년 안윤정부띠끄 매장오픈
▶1979년 앙스모드 설립
▶1994~97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1998년 (주)한아인터내셔날 설립
▶2002년~현재 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
▶2006년 KFDA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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