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입양의 날’
[확성기]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입양의 날’
  • 관리자
  • 승인 2011.05.13 15:14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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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이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를 잃게 된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입양의 날을 맞은 5월 11일, 실제 입양이 이뤄지는 건수는 해마다 전체적으로 줄고 있고, 입양 후에도 절반 이상이 파양되는 등 입양사업이 여전히 제자리를 못 찾고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2007년부터 국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늘리기 위해 국외입양 아동수를 해마다 10%씩 줄이는 쿼터제를 도입했으나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07년에는 국내입양자 수가 1388명으로 전년보다 4% 늘었으나 2008년 1306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2009년 1431명, 2010년 1462명으로 이렇다 할 증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국외입양의 경우 쿼터제 영향을 받아 2007년 1264명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든 이후 매년 10%씩 감소해 올해는 900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한다. 아동수출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국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했지만 국내입양이 기대만큼 실현되지 않아 전체 입양아 수만 고스란히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00년까지는 입양대상 아동의 40% 이상이 새로운 부모의 품을 찾았지만 2007년 이후엔 20% 대로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제도 도입의 뜻은 좋았으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정책이 충분히 뒤따랐는지 반성과 고민이 절실하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정책도 사회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없다.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쿼터제의 경우만 하더라도 국외입양 감소분을 국내입양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입양의 경우 절반 이상이 양부모로부터 버려지는 파양을 겪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선 경기과학기술대 아동보육복지과 교수가 국내파양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파양은 양부모가 입양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가 국내입양을 늘리기 위해 지난 2006년 실시한 입양가정 요건 완화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점검하고 양육보조금을 현실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사회지도층이 입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분위기의 성숙이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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