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애완동물 상조업’ 등 아이디어 봇물
노인일자리 ‘애완동물 상조업’ 등 아이디어 봇물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5.17 15:00
  • 호수 27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인력개발원, 노인일자리 아이디어 공모 작품 선정

"평범한 노인일자리는 거부한다."

그동안 노인일자리가 단순·노무직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더니 젊은층을 중심으로 톡톡 튀는 일자리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뤄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증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참신한 노인일자리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3월 22일부터 한 달간 ‘제1차 노인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 총 6개의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한 달 동안 접수된 아이디어는 모두 136건으로, 이 가운데 노성종(25)씨의 ‘애완동물 상조회사’가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애완동물 상조회사는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장례식이나 유기견 입양 알선 및 소품기증 등 사후처리를 대행하는 사업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애완동물의 죽음에 대한 대비는 물론 사후처리를 대행함으로써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죽음을 애도하고, 애완동물 장례식 비용도 보험 형태로 분담해 고객의 비용부담을 덜어주자는 제안이다.

또 유기견 입양도 알선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반려동물 유기’도 해결하고, 애완동물 소품은 태우지 않고 동물보호협회에 기증하거나 유기견을 관리하는데 사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함께 죽은 동물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애니메이션도 제작, 고객에게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희소성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소득창출 가능성, 그리고 노인일자리 적합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노성종씨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의 증가는 물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애완동물의 죽음 이후에 대한 걱정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전문적으로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상조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또 멀티미디어 자서전 제작사업인 ‘꿈을 찍는 노인들’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홈스테이’ 등 2개의 아이디어는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경기 안산 은빛둥지 라영수(72) 원장 등이 제안한 ‘꿈을 찍는 노인들’은 가상스튜디오 기술을 활용해 스틸 사진과 동영상, 애니메이션, 음악 등을 섞어 보통사람들의 멀티미디어 자서전을 제작해 주는 일이다.

이 아이디어는 간단한 교육을 통해 보다 손쉽게 자서전을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일체형 시스템만 개발해 보급하면 이를 이용해 어르신들이 창업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허 환(16)군이 제안한 ‘홈스테이’는 지역사회와 연계, 외국인 홈스테이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어나 한국문화를 가르쳐주는 일이다. 가까운 교육청과 연계를 하거나 어르신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도록 신청을 받아 필요한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엔지니어 출신의 어르신을 민간 기업의 기술 전수자로 채용하자는 이민영(21)씨의 ‘시니어 엔지니어’ △재래시장 원산지 조작 상품을 선별하자는 이수은(23)씨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우리 시장에서 파는 정직한 우리 식품’ △유기동물을 돌보고 유기동물 입양 희망자를 대상으로 전문 상담가로 활동하자는 이솔지(20)씨의 ‘유기견을 부탁해’ 등이 장려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수상자에게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상 및 최우수상 30만원, 우수상 20만원, 장려상 1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개발원 관계자는 “선정된 아이템을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에 배포하고, 일자리사업 개발에 활용하는 등 수상작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또 올해 10월쯤 2차 노인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