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신노년학의 성공적 노화
[금요칼럼] 신노년학의 성공적 노화
  • 관리자
  • 승인 2011.06.03 17:14
  • 호수 2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미국사회는 1970대부터 급속하게 진전되는 인구 고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집중됐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쇠퇴나 질병·장애가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생활양식이나 다른 심리사회적 요인의 변화가 노인의 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맥아더재단’은 미국노인들의 신체적 및 정신적 능력을 증진시키는데 필요한 새로운 지식(신노년학·new gerontology)을 수립하기 위해 1988년부터 1996년까지 8년간 16명의 다양한 학문분야 연구진을 구성해 70~79세의 미국노인 1189명을 선정해 추적 조사연구를 수행했다.

맥아더재단의 본격적 성공적 노화 연구가 시작되기 직전인 1987년 연구팀의 대표자인 로우(Rowe)와 칸(Kahn)은 미국의 유명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통상적 노화’(usual aging)와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를 구분하고 성공적 노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상적 노화는 어떤 건강 지표나 기능에서는 별 이상이 없어 정상적 상태로 판단되지만 상당한 정도의 질병이나 장애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상태(수축기 혈압 증가, 복부비만, 고지혈, 혈당증가, 면역력·폐·신장 또는 기타 기능의 약화 및 상실)로 노화하는 것을 말한다.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는 연령과 관련되고 생활습관과 관련된 것으로 개인적 선택과 노력으로 피하거나 상태를 호전시키면서 노화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 노화에 개인적으로 개입해 질병이나 장애의 위험성을 낮추거나 호전시키면 성공적 노화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정상적 노화(normal aging)도 통상적 노화(usual aging)로 바뀔 수 있으며 다시 통상적 노화는 질병적 노화(diseased aging)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 선택과 노력이 있으면 통상적 노화를 성공적 노화로 바뀌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아더재단의 성공적 노화 연구는 ‘왜 어떤 80대 노인은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스키를 타는데 왜 어떤 노인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많은 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시작됐다. 맥아더재단의 연구 결과, 노화과정을 쇠퇴와 장애 및 질병의 과정으로 보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로우와 칸은 1997년 사이언스지와 미국노년학회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노화과정을 개입 가능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신노년학을 주장했고(구노년학은 노화과정을 개입 불가능하고 부정적으로 봄) 1998년에는 그 연구결과를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라는 저서로 발간했다.

맥아더재단 성공적 노화 연구 결과에 따른 신노년학의 성공적 노화는 노화에 대한 시각을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키는 획기적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 10여년간 성공적 노화 의미를 새롭게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공적 노화 의미에 대한 많은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신노년학의 성공적 노화는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주요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공적 노화는 △질병률과 질병으로 인한 장애 위험 낮추기(질병 피해가기) △높은 수준의 정신적 기능과 신체적 기능 유지하기(높은 정신적 및 신체적 기능유지) △적극적으로 생활에 참여하기(적극적 생활참여)에 도전해 성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3가지의 성공적 노화 행동은 유전적 요인(30%정도)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노력에 따른 생활습관 수정에 의해 훨씬 더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생활습관 수정 여부가 80대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는 노인이 되게 할 수도 있고, 휠체어를 타는 노인이 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미의 성공적 노화는 우리사회에서도 상당한 비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 이미지(ill-derly)에서 긍정적 이미지(well-derly)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노년학의 성공적 노화는 ‘99-88-234’를 목표로 하는 ‘활기찬 노후생활’(active aging)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