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北, ‘기싸움’ 중단하고 남북대화 응해라
[확성기] 北, ‘기싸움’ 중단하고 남북대화 응해라
  • 관리자
  • 승인 2011.06.03 17:41
  • 호수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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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6월 1일, 남한이 지난달 남북 간 비밀접촉에서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5월 하순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강경대치를 해온 남북간의 ‘기 싸움’은 북한의 ‘물밑대화 공개’로 점입가경의 국면에 들어섰다. 북한은 과거 갈등과 대치 국면에서도 남한과의 물밑대화 사실을 까발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리 당국을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몰고 가면서 남남갈등까지 유도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우리 당국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겨냥해 그동안 유지해온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원칙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과 진보 진영은 남북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완화하고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한편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다.

북한은 남한의 이러한 상황을 꿰뚫고 있다.

그래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베를린 제안’을 비롯한 남한의 협상카드들을 모두 무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 대화공세를 펴던 북한이 다시 강경으로 선회한 시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을 마친 후 수일만이어서 역시 예사롭지 않다. 김정일 위원장은 5월 27일 끝난 7박8일간의 전격 방중 기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 위원장은 방중에서 중국이 끈끈한 동맹관계 아래 자신을 버리지 않고 든든한 힘이 돼줄 것을 확인한 데 힘입어 남북간의 남북대화에 대한 주도권 경쟁에서 자신감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중국은 남한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게임을 묵인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 당국이 대중외교에 대해 재점검을 해야 하는 이유다.

전례를 보면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후 남한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래 김대중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식량지원 때만 제외하고 거의 대화와 교류를 중단한 적이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위한 물밑접촉을 공개한 만큼 우리 당국은 이제 남북대화를 공개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셈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한데 이어 미국과 양자회담에 직접 나서 ‘통미봉남’에 나설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다.
북한은 그러나 한미간 동맹은 굳건하며 중국 카드를 이용한 외교 전술은 오래가면 실익이 없다는 점을 깨달아 정치적 게임을 중단하고 진정성을 갖고 남북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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