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 노후 적응 필요한 체계적 교육 중요”
“인생 100세 시대, 노후 적응 필요한 체계적 교육 중요”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7.15 15:19
  • 호수 2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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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최성재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
급속한 고령화를 맞아 총체적 접근을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대학 연구소가 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다. 지난 2006년 서울대학교 본부 직속으로 설립된 연구소는 생명과학·역학정보·의약학·인문사회·공학·사회정책·구강보건 등 7개 연구조직과 국제협력·출판·교육·장수의료발전·장수생활분야 등 8개 분야의 특별위원회, 특별사업단인 순창군 사업단과 특별협력단체인 장수문화포럼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선도적 종합학술연구기관’이다. 설립 이후 100세 이상 초고령자들의 장수비결은 물론 베이비붐 세대의 연차적 추적 조사 등의 연구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 3월 노화고령사회연구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최성재 소장(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을 만나 노화고령사회연구소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글=이미정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 최성재 소장은…▷현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2011. 3~현재)▷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이사장 및 선임이사(2006. 1~현재)▷보건복지부 장기요양위원회 위원(2011. 1~현재)▷재단법인 자광재단 이사(2008. 5~현재)▷서울시장 정책자문단 복지분과 위원장(2006. 12~현재)▷2013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IAGG) 서울 세계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IAGG) 세계대회 차기 부회장/사무총장(2023. 6 이후)
Q.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설립 목적은.

A.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평균수명 연장으로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기의 삶이, 사회 전반적으로는 성공적인 고령사회 대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노화나 노인에 대한 학술적 연구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노화고령사회연구소는 고령사회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특성은 물론 세대 간 차이, 건강한 노화, 노인과 관련된 제반 산업을 위한 기술개발 등을 다학문적인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노인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담당하는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고령사회 적응과 장수문화를 이끌어나갈 종합 연구기관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Q. 신임 소장으로 포부는.

A. 지난 3월 소장으로 발령이 났다. 연구소가 설립된 2006월 10월 부회장직을 맡으며 전임 소장인 박상철 교수(서울대 의과대학)와 행보를 함께 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같은 연구기관이 조금만 더 일찍 만들어졌다면 고령화를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좀 더 잘 마련했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특히 지난 2월 전북 순창군에 설립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순창센터’ 운영 활성화와 교육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Q. 그동안 연구소의 성과는.

A. 연구소가 설립 된 이후 100세 이상 초고령자 즉, ‘100세인’을 대상으로 한 장수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들의 특성이나 장수요인 등 의학적인 요인부터 사회적 특성까지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를 여러 권의 연구서적으로 발간했다. 지난해에는 연구소와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가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연구를 시작, 체계적인 추적 조사도 진행 중이다.

Q. 교육사업 성과는.

A. 연구소는 현재 중년기 이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3기 인생대학’ ‘미니메드스쿨’ ‘장수과학최고지도자과정’ 등 3가지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제3기 인생대학’은 40~50대 일반인을 대상으로 중년기 이후의 노화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노후를 새롭게 설계해 건강하고 보람찬 ‘제3기 인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과정은 1년 동안 2학기로 나눠 진행되며, 수업은 일주일에 1차례 2시간씩 총 26개 강좌로 구성되고,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이들의 노후설계를 돕고 있다.
인생대학과 같은 해 시작된 ‘미니메드스쿨’은 한마디로 ‘소규모 의학교실’이다. 미국의 노화연구소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의학 강좌에서 착안했다. 이 과정은 10주 동안 일반 대중에게 전문가의 의학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7년부터 시작된 ‘장수과학최고지도자과정’은 기업의 임원이나 공공단체 대표 등을 대상으로 의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공학, 영양학 등 다양한 학문적 지식습득은 물론 초고령화 사회 대비책 마련을 위한 지도자 양성과정이다.

Q. 중장년층의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A. 고령사회의 문제가 심각하게 진전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재교육을 통한 과거 성찰과 노후설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중장년층은 퇴직 후에도 30~40년의 삶을 살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중장년층이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노후설계를 위한 교육이다. 노후준비는 고령사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 발 더 나아가서는 40~5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2년간 정규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전문대학을 중장년층의 교육 장소로 활용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과목 또한 중장년층이 노년기에 적응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취미, 사회공헌, 봉사 등의 교육을 중심으로 다루되 복지나 경영, 음악과 공연 등 두 가지 과목을 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순창군센터를 설립했는데.

A. 전북 순창군에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순창센터’가 들어섰다. 서울대학교가 위탁 운영하게 됐다. 순창군은 우리나라 최고의 장수촌이면서 구례·곡성·담양 등과 함께 이른바 ‘구곡순담 장수벨트’로 불리는 곳이다.
올 하반기까지 연구소 기반 마련에 힘쓴 뒤 내년부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연구원을 배치,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장수인자를 찾기 위한 노화·종적관찰 연구, 장수 및 기능성 식품연구, 지역개발사업은 물론 베이비부머 및 노년층을 위한 노후설계 프로그램 개발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특히 장(醬)류가 유명한 순창지역의 특산품을 장수와 연계한 식품 연구에 주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순창에 건강장수센터가 건립되기 전인 2008년부터 장수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일본 오키나와 등지의 학자들과 함께 장수 공동연구는 물론 국제 심포지엄도 마련했다. 오는 10월에는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학자 등이 우리나라 장수벨트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으로 해외 장수지역 전문가들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나 장수연계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특히 오는 9월부터는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순창군과 함께 ‘제3기 인생대학’ ‘미니메드스쿨’ ‘골드쿡’ 등 3가지 교육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골드쿡 프로그램은 전문 영양 교수가 중년 이후 남성들을 대상으로 요리강습, 영양 교육 등을 통해 홀로된 이후에도 스스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Q.‘인생 100세 시대’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A. 노인교육의 변화가 시급하다. 우리나라 노인교육은 1970년대 초반에 처음 시작돼 현재는 노인학교 또는 노인대학의 이름으로 종교기관,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노인교육 과정이나 커리큘럼도 체계화하지 못한 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 강사도 없어 교육내용을 그저 상식 수준에서 단순한 흥미 위주로 건강 관련 과목과 레크리에이션 등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퇴직 이후를 ‘제3기 인생’이라는 명칭으로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보편화돼 있다. 특히 프랑스나 스페인 등 유럽국가의 경우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은 물론 노후 적응에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일반화 돼 있다.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퇴직자들이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프로그램도 퇴직자들이 스스로 만들고, 직접 강사가 되기도 한다.
노인교육은 정부만인 아니라 민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한국방송공사(KBS) 등 방송사에서도 노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밖에 각 대학을 퇴직한 명예교수를 강사로 채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노년기 여가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A. 노후에는 경제력이나 건강만큼이나 여가문화 활동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무엇을 하면서 노느냐’도 중요해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여가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이 없다. 지금까지 노인들의 여가문화를 평생교육의 한 분야로 인식하다보니 체계가 없다. 교육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노년층들은 대부분이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전한 여가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을 위한 게임을 만든다면 이들의 신체적 특성과 심리 등을 고려해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 노인들을 위한 강좌도 대학 강의처럼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관심분야를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 반복적인 교육은 노인들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내년 2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비록 퇴직은 하지만 명예교수로 활동을 하면서 고령화 적응하기 위한 교육은 물론 복지, 교육 등의 프로그램 연구를 매진할 계획이다. 또 노인복지 관련 법 개정이나 인프라 구축 등 사회운동과 정체 제안도 지속할 것이다.
또 오는 2013년 6월 23~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의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세계노년학·노인의학회(IAGG,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는 매 4년마다 5대주를 돌아가며 개최하는 노인 관련 국제학술대회로, 노인분야와 관련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행사다.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해 해외 홍보활동으로 바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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