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첫선…“세심한 배려 눈에 띄네”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첫선…“세심한 배려 눈에 띄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7.22 17:20
  • 호수 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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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인인구 100만 시대를 맞아 노인들에게 최적화된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단지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인전용 신발, 의료기기, 운동기구 등 지금까지 다양한 고령친화상품이 출시됐지만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의 등장은 전국 최초다. 강남구 세곡동 세곡 4단지 8개동 407가구에 조성된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최첨단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휠체어 사용자에게도 불편함이 없는 무장애 공간으로 설계됐다. 도심과 거리감이 있었던 기존의 노인복지주택과 달리 서울 강남권과 경기 분당을 잇는 지리적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아파트 인근에 병원·요양시설·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어르신 행복타운도 설립할 계획이다. 고령자 맞춤형 전용단지로 시범 조성된 강남구 세곡동  ‘리엔파크 4단지’를 직접 찾아 자세히 살펴봤다. 글=안종호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걸림돌 없는 무장애 설계

리엔파크 4단지는 고령자 맞춤형 단지답게 어르신들이 살기 편하도록 최적화 돼 있었다.

고령자 신체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아파트 곳곳에 숨어 있었다.

특히 현관 문턱을 제거하는 등 몸이 불편한 노인들도 걸림돌 없이 다닐 수 있는 무장애 공간으로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지 입구부터 집안에 도착할 때까지 조그만 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르신들이 보행 보조기구와 휠체어를 타고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현관 출입문을 비롯해 주택 내부의 모든 방문턱을 없앤 것. 이는 아파트 설계 때부터 단지 전체를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 무장애공간으로 설계돼 문턱이 없는 화장실 입구. 사고 예방을 위해 벽 안으로 문이 들어가는 미닫이 문이 설치돼 있다.
▲ 한 어르신이 접의식 보조의자에 앉아 신발을 벗고 있다. 현관과 거실 사이에 문턱이 없는 무장애공간으로 설계됐다.

 

▲계단 최소화, 복도·현관폭 확보

일반 아파트보다 계단을 최소한 것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1층 바닥까지의 높이가 약 1m, 계단 6개가 보통이지만 세곡4단지는 입구계단이 3개에 불과하다. 휠체어나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하는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휠체어 이동로도 길고 완만하게 만들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보행보조기구나 휠체어가 쉽게 드나들도록 복도폭 및 현관폭을 1.5m 이상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욕실에서도 휠체어 이용이 가능토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욕실문도 어르신들의 이용편의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여닫이 문이 아니라 벽 안으로 문이 들어가도록 미닫이로 제작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하는 어르신이 길고 완만하게 제작된 휠체어 이동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 위한 홈네트워크 시스템

입주자들의 안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호텔처럼 카드키를 사용, 집안의 모든 전원을 한꺼번에 켜고 끌 수 있어 각종 전자제품의 누전으로 인한 사고에 대비했다. 응급사고 발생시 신속히 대응하도록 모든 입주자들에게 휴대용 비상호출기가 지급된다. 비상 및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버튼을 눌러 비상호출을 요청할 수 있다. 이때 비상호출 메시지는 경비실, 방재실, 관리실에 동시에 전달되며, 인근 초소에 근무 중인 경비요원이 바로 출동하는 시스템이다.

휴대용 호출리모컨 외에도 아파트 거실과 화장실에는 별도의 비상 호출벨이 설치돼 있다. 거실과 화장실은 어르신들에게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예고 없이 한 세대를 방문해 거실의 비상 호출벨을 누르자 3분 만에 인근 초소에 있던 경비요원이 달려와 상황을 살폈다.

특히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부엌과 거실에는 ‘동작감시센서’가 작동되고 있었다. 열로 사물을 인지하는 센서에 24시간 동안 동작이 감지되지 않으면 관리사무소에 자동 통보되는 2중의 구호시스템을 갖췄다. 동작감시센서는 국내 아파트 가운데 처음 도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최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어르신들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 한 어르신이 비상호출장치와 인터폰이 설치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작동하고 있다.

▲싱크대·세면대·스위치 높이도 ‘자유자재’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시설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높이 조절이 가능한 싱크대와 세면대였다. 세면대의 경우 간단하게 버튼만 누르면 자유자재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허리 통증이 있거나 허리가 굽은 어르신들도 무리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높이조절 세면대가 아파트 전 세대에 설치된 것도 이 아파트에서 처음 시도됐다.

또, 형광등 스위치와 온도조절기, 인터폰 등의 높이도 일반 기준보다 1/3이상 낮은 800cm 높이에 달려 있다.

한편 간이 의자에 편히 앉아 신발을 신도록 현관에는 접이식 보조의자가 설치됐다. 다리관절과 허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엘리베이터와 욕실에도 보조의자가 놓였다.

▲ 어르신의 키에 맞춰 높이를 조절한 세면대. 버튼만 누르면 자유자재로 세면대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1·3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편의시설

단지 안에는 게이트볼장 등 고령자의 이용 수요가 높은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 뿐만이 아니다. 향수를 자극하는 평상형 쉼터와 정자형 쉼터, 사계절 꽃이 피는 허브공원, 1·3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 생태하천 접근 외부 승강기도 모두 어르신들을 위한 실외 편의시설이다.

김용섭 SH공사 사업2본부 건축팀장은 “아직 모든 시설이 완비되진 않았지만 경로당, 게스트하우스, 문고, 체력지원실, 세미나실 등이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고령자 맞춤형 단지가 가진 장점에 일반인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고령자 주택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고령자의 이용 수요가 높은 게이트볼장이 아파트 단지 내 편의시설로 갖춰져 있다.

Q:분양가는 일반 아파트와 얼마나 차이가 있나요?

 

A:세곡4단지 고령자 전용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7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229가구와 국민임대주택 178가구로 구성됐다. 시프트는 59㎡의 경우 1억1152만원, 84㎡는 2억1040만원에 공급되고 있다.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39㎡는 보증금 2863만원에 월 임대료 23만9400원이며, 49㎡는 보증금 4304만원에 월 임대료 31만4300원이다.

Q:입주자격은 어떻게 되나요?

A:입주 자격은 65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로, 전용면적 59㎡ 이하의 경우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의 70% 미만, 84㎡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의 150% 미만이어야 한다. 입주자 모집 당시 3.04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6월 22일 입주를 시작해 7월 현재 50%가 넘는 207가구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Q:고령자를 위한 행복타운 조성 계획이 있던데?

A:세곡 4단지 인근에 병원·요양시설·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연면적 4만2131㎡ 규모의 어르신 행복타운도 건립해 원스톱 노인복지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총 3단계에 걸쳐 설립되는 어르신 행복타운에는 1단계 △노인요양시설, 2단계 △노인전문병원, 3단계 △실버 커뮤니티센터 등이 2015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Q:세곡단지 외에 다른 곳에도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조성 계획이 있는지?

A:세곡4단지는 고령자 맞춤형 아파트 시범지구다. 이 곳의 수요자 만족도와 평가를 통해서 향후 더 많은 고령자 맞춤형아프트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우선 2015년까지 천왕, 신내, 내곡, 항동 등 7개 지구, 35개단지 1~2층에 총 1673가구 고령자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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