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건강을 위협하는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국내 최초로 마련됐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회장 한태륜)와 대한노인회는 9월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대한재활의학회(회장 김세주)와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대한노인회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노년층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낙상은 골절이나 뇌출혈, 사망에까지 이르는 등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와 함께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그동안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해왔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재활의학회와 대한노인회는 이날 낙상예방 가이드라인 발표와 함께 낙상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김미정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총무이사(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낙상예방이 중요한 이유’를, 김동휘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연구이사(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김미정 총무이사는 “낙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거나 떨어지고, 부딪혀서 다치거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며 “세계적인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30%, 80세 이상은 약 40%가 매년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낙상 후 약 10%는 척추나 고관절, 손목 등의 골절이나 뇌출혈 등의 중증 손상을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낙상을 경험한 노인은 의존심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낙상후증후군이 발생, 일상생활을 제한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는 노인 낙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을 구성, 미국을 비롯해 호주, 영국, 캐나다, 세계보건기구, 미국노인학회·영국노인학회 등이 발표한 낙상 관련 가이드라인과 국내외 문헌 및 논문을 분석,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은 보건관계자들을 위한 전문가용과 노인·가족·도우미 등을 위한 일반용으로 나눠 구성됐다.
가이드라인은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하라 △의사·약사에게 약을 검토하게 하라 △시력을 검사하라 △집안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라 등 4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동휘 연구이사는 “운동은 낙상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으로, 점진적으로 단계를 높이면서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며 “또 정신에 작용하는 약물은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이사는 “녹내장과 백내장이 있으면 낙상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1년에 한번은 시력 검진을 받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안 낙상을 줄이기 위해 욕실 바닥에 고무판을 깔거나 세면대 옆과 욕조 안에 지지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태륜 대한노인재활의학회장은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노인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낙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바로 대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노년층에게 낙상은 ‘죽음의 길목’이라고 말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낙상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조차 없었다”며 “대한노인재활의학회가 낙상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에 대해 국가적으로나 어르신들의 입장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3월 창립한 대한노인재활의학회는 재활의학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현재 4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학회는 매년 2회 학술대회, 학술지 발간 등 노인질환 및 노인 장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낙상 예방 가이드라인 |
1.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하라. -운동은 낙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낙상예방 운동 프로그램은 점진적으로 단계를 높여야 하고,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낙상 위험이 높은 노년층뿐만 아니라 모든 노년층이 운동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균형과 조화를 증진시키는 운동이 낙상예방에 중요하다. 근력 강화 운동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2. 의사·약사에게 약을 검토하게 하라. 3. 시력을 검사하라. 4. 집안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라. 이밖에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요실금이나 요도염 등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치료하고,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천천히 일어나도록 한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서는 비타민D와 칼슘을 복용하고, 외출 시 굽이 낮고 바닥이 넓은 신발을 착용한다. |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