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선진 노인복지 기술이 한국시장을 엿보고 있다”
“스웨덴의 선진 노인복지 기술이 한국시장을 엿보고 있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9.30 17:45
  • 호수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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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스웨덴 대사관, ‘한국 고령화를 위한 스웨덴의 해법’ 세미나 개최


높은 수준의 복지와 사회적 평등을 동시에 달성하며 북유럽 복지 모델로 손꼽히는 스웨덴의 헬스케어와 의료 분야의 우수한 제품 및 기술이 한국을 찾았다. 주한 스웨덴 대사관은 9월 26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고령화 한국 사회를 위한 스웨덴의 솔루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스웨덴 보건사회부 국가노인케어 위원인 에바 닐손-보겐홀름이 직접 보건복지전문가 및 스웨덴 헬스케어 기업 대표로 구성된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 기자들을 맞았다. 이들은 스웨덴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노인 의료복지 시스템을 소개하고, 우수한 기술력으로 유럽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헬스케어·의료 기기를 선보였다.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시장 진출을 꾀하기 위한 이날 세미나를 지상중계한다.
 

▲ 주한 스웨덴 대사관이 9월 26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고령화 한국 사회를 위한 스웨덴의 헬스케어 솔루션'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임근재 기자

“고령화 대비한 패러다임 변화 필요”
다니엘슨 스웨덴 대사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한국은 유럽연합에 있어 8위의 교역 파트너이며, 유럽연합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2위 교역대상국이다. 지난 7월 발효된 한-EU FTA를 통해 한국과 스웨덴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경제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노인복지 및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도전은 전 세계의 관심사다.

보건의료와 노인복지는 스웨덴이 자긍심을 갖고 성취한 분야다. 물론 스웨덴도 정책시행과 예산편성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와 기업, 기관, 복지 당사자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풀어갔다. 한 세기 동안 협의를 거쳐 만족할 만한 사회적 합의를 이뤘고, 이를 토대로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사회복지분야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웨덴의 헬스케어 시스템은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이미 많은 관련 기업들이 글로벌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스웨덴 대표단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또는 해외의 다른 기업들과 협력한 경험도 두루 갖추고 있다.

▲24시간 홈케어 실현한 경보장치
‘니트 일렉트로닉스’ 라슈 리슨 대표
니트 일렉트로닉스는 노년층을 위한 경보장치 분야를 선도하는 유럽회사다. 유럽과 남아메리카에 걸쳐 2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연구개발은 물론 모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자체 생산·제조·AS를 제공하고 있다.

니트 일레트로닉스가 개발한 노인 경보장치는 라디오 주파수와 전화기를 연결해 일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기관과 요양원, 가정에 설치할 수도 있고, 목에 걸거나 손목시계처럼 착용할 수도 있다. 모든 제품은 독자적인 쌍방향 라디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위험 알람뿐만 아니라 연기 감지, 문 알람, 침대 알람, 간질 알람, 낙상 감지 기능도 제공한다.

효과적으로 비상사태를 알리고 대처하는 운영 체계는 장비보다 더 중요하다. 니트 일레트로닉스는 비상 알람이 울릴 때 즉각 상황 대처가 가능하도록 노인케어 및 의료 분야 전문가를 최초 경보접수자로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비상 정보가 수집되는 메인 콜센터에 상주하기 때문에 전화 상담을 통해 70~80%의 문제가 바로 해결된다. 알람 후 조치사항에 대한 정보는 네트워크에 저장돼 간병인이나 가족들에게 제공된다.

니트 일레트로닉스의 경보경치의 가장 큰 특징은 호환성이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은 물론 인터넷과도 연결이 가능해 경보발동 시 가족에게 자동통보 된다. 더불어 위치추적 장치를 통해 노인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특정 지역을 정해놓고 그 지역을 벗어나면 호출이 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이동식 치과치료기, ‘작은 치과병원’
‘덴토메드’ 안톤 호프스켄 대표

덴토메드는 지난 2003년부터 노인 및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이동식 치과치료를 수행해 왔다. 이동식 치과치료기는 치료를 원하는 공간에서 전문적인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집안의 남는 공간에 치과치료기를 설치하면 집 안에서도 충분한 치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한국의 이동식 버스진료와는 차이가 있다. 덴토메드는 치과의사, 치위생사, 특수 훈련을 받은 보조원이 팀을 이뤄 진료를 실시한다. 치과 진료에 대한 모든 시설과 장비를 갖췄기 때문에 웬만한 수술도 가능하다. 이동식 치과치료기의 목적은 사후치료가 아니라 사전치료다. 예방과 관리에 대한 교육을 함께 실시, 환자의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상처치료, 욕창부터 피부손상 방지까지
‘멘리케 헬스케어’ 김승훈 대표

150년 이상 임상 및 제품 개발 경험을 가진 멘리케 헬스케어는 수술과 상처치료 제품 공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드레싱, 수술용장갑, 병원용 가운과 소독제 등 혁신적이며 질 좋은 의료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 재가서비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가정간호를 위한 기본 의료제품이 반창고, 거즈 등의 제품이다. 최근 실리콘 소재로 만든 제품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면서 상처 주변의 손상을 막고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치료 효과도 있다. 상처 발생 후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복지서비스, 정책·상품 넘어 시스템·프로그램까지 확대
‘인베스트 인 스코네’ 울트 아베르그

인베스트 인 스코네는 스웨덴 남부의 ‘스코네’ 지방에 자리하고 있는 기관이다. 스코네에는 창의적인 생명과학 사업단지가 입주, 약 350여개 기업, 4만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인베스트 인 스코네는 미래 투자를 원하거나 사업 확대를 원하는 기업의 투자유치를 돕고 있다.

스코네 단지에 있는 기업 ‘컨크터스’(conctus)는 건강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기를 개발한다. 건강상태 기록과 함께 즉각 처방이 내려지고, 관련 의료인과 대화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 특허 출원중이다.

‘일러스트라 케어’ 시스템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는 사용자 중심의 품질보장 시스템으로 노인들의 케어욕구(1~5단계)와 진료시간 등을 파악, 개별적인 케어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간병인이나 병원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의 케어욕구를 바로 알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급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변환시킨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특허를 갖고 있다.

스코네에서 최근 창업한 ‘크로스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스마트폰에 생활습관 관리 프로그램을 넣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면 의료인이 케어의 우선순위를 메긴다. 건강관리, 만성질환 관리 프로그램도 출시 예정이다. 이를 통해 투약정보, 혈당모니터 정보, 치료권유 등 대규모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보건사회부의 예산은 중앙정부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노인케어는 중앙정부가 2개 지역, 18개 군을 운영·관리하며 모든 정책을 총괄한다. 동일한 복지혜택이 모든 수혜자에게 미칠 수 있도록 서비스 효율을 꾀하는 것이 스웨덴 노인복지정책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스웨덴의 복지서비스는 대부분 재가서비스로 이뤄진다. 복지관이나 시설에서 노인케어 서비스가 제공되는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약 95%가 자택에서 심리적 안정을 누리며 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스웨덴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향후 20년간 노인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인구는 약 45%, 이에 따른 케어비용은 80%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올해 1월 국가노인케어 담당자를 최초로 임명했다. 노인케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3년간 5850억의 예산을 투자한다. 노인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회서비스와 의료서비스의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향후 노인케어의 최대 쟁점은 복지제도의 효율성을 어떻게 증가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 복지대상자는 늘고, 예산은 한정돼 있지만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여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선 전공과 분야가 다른 조직 간의 다중 협력이 필요하다. 고령화는 유병률의 증가를 의미한다. 노인들 중 75%가 복합적 질환을 앓고 있다. 노인케어는 전공진료, 재활, 재가 진료 등의 관계자들이 일관성 있게 협력하지 않으면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스웨덴에서는 국가에서 환자의 명부를 관리한다. 심근경색, 심장질환 등의 질환별로 환자 명부를 만들어 치료경과를 기록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케어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매일 환자의 기록을 작성하면 정부는 이를 비교·대조해 성과를 평가하고, 성과에 따라 지원을 달리한다. 이는 노인복지서비스 질을 높이고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평가된 기관 정보는 인터넷으로 매일 업데이트된다. 유사 서비스기관과의 대조를 통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지역신문은 이를 공식통계지표로 사용하며, 사용자들은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인질환 ‘국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치매, 뇌졸중, 심장병 등 노인성 질환을 다루는 의료서비스 이용지침을 제작해 배포하는 사업이다. 현재 13개 분야가 개발됐다.

스웨덴도 고령사회에 대비해 종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장수는 희소식이지만 복지시스템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도 사회서비스와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연계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문의 : 스웨덴대사관 무역대표부 02-739-1460 / 주한 스웨덴 대사관 02)3703-3700

글=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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