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로의 달에 생각하는 노인복지
[기고] 경로의 달에 생각하는 노인복지
  • 관리자
  • 승인 2011.10.21 15:04
  • 호수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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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현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

한 나라의 복지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는 무엇일까. 사회복지에 사용되는 예산규모와 복지 수혜자가 느끼는 체감이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재정에서 복지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나라 경제적 능력과 국민들의 체감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에 대한 기준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복지지출이 하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내년 예산편성을 보면 복지지출이 28.8%로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됐다. 그 규모 또한 사상 최대다. 물론 각 나라의 복지지출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라마다 소득수준과 인구구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지재정가 규모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매우 낮다는 점에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앞으로 복지지출의 전망에 대해서는 밝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험의 발전으로 복지지출이 계속 증가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소득 수준 향상과 복지제도의 성숙화 등에 따라 복지지출이 빠르게 증가해 선진국과의 복지지출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율 감소와 인구의 고령화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복지지출을 책임져야 할 생산인구는 오히려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생산인구의 감소는 앞으로 1인당 경제활동인구가 책임져야할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조건적인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에 대한 체계적인 집행과 운영이 정착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제도에는 아직 제도적 개혁이나 복지지출을 늘려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재정비를 비롯해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불우아동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이런 부문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보완해 나가고 정책개발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이 하나있다. 복지지출에 대한 수혜를 우리 사회 구성원 가운데 누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가려운 데 긁어주고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지출해야만 수혜에 대한 체감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노인복지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들 자체의 생활수준이 매우 낮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체 국민의 3.2%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가운데 소득 수준이 낮고 경제 활동이 제한된 노인이 10.1%다. 빈곤층의 비율이 높고 노인인구의 29%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나 사회적 지위나 수입이 높은 직종 종사자는 극소수라는 수치가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사회적 평균 수명의 연장과 고령화 사회에 따른 신체적 장애를 경험하는 노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도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들은 그 특성상 사회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나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주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노인들은 전통적인 가족제도 때문에 부양을 가족이나 친척들이 맡아야 하니 사회나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노인문제를 지금까지 심각한 사회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되고 정책을 마련하다보니 후진적인 요소를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은 이제 일반화된 사실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정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초고령화 사회를 단순히 노인인구의 증가만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문화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대비해야 한다.

노인의 날에만 노인문제를 생각하는 그런 태도가 아니라 사회문제로써 노인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모든 노인이 바라는 그러한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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