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선진화·활성화, ‘거점지원센터’가 대안
경로당 선진화·활성화, ‘거점지원센터’가 대안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10.21 15:41
  • 호수 29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제15회 노인의 날 기념 ‘제2회 대한노인회 시니어 포럼’ 개최

▲ 대한노인회가 제15회 노인의 날을 기념, 10월 17일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경로당 선진화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제2회 대한노인회 시니어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봉길 그리스도대 교수, 최성재 서울대 교수, 조추용 꽃동네대학 교수, 이성록 대한노인회 사무총장, 김종신 복지부 노인정책과 서기관. 사진=임근재 기자
대표적인 노인여가복지시설인 경로당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역 간 격차 심화, 인력관리 미비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서비스 전달체계를 관리할 수 있는 가칭 ‘경로당거점지원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봉길 그리스도대 교수(사회복지학부)는 10월 1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 효창공원 앞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경로당 선진화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제2회 대한노인회 시니어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백세시대, KBS, 희망복지방송이 후원한 이날 포럼은 대한노인회가 제15회 노인의 날을 기념, 대한노인회의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경로당 선진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노인회 시니어 포럼은 ‘부양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고령사회에 대응,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책전환을 촉진하고, 이에 대한 국민인식 전환과 여론 확산을 촉진하는 한편 노인의 사회적 책무 및 역할에 대한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창립됐다. 대한노인회 시니어 포럼은 지난해 노인의 날을 기념해 열린 세미나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포럼을 마련했다.

▲경로당 폭발적 증가… 노인 욕구충족은 미흡

박봉길 교수는 현재 보건복지부 및 대한노인회로부터 경로당 선진화·활성화 연구를 의뢰받아 진행 중이며, 이날은 연구 중간 보고형태로 발표했다.

박봉길 교수는 “경로당은 2006년 5만5504개에서 2010년 5만9875개로 최근 4년간 매년 1000여개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경로당이 양적인 측면에서는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노인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로당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이용 어르신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행정기관과 실무자의 욕구 불일치, 지역 내 인프라 미흡, 적정인력 관리 등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따라서 지역별로 서비스 전달체계를 관리할 수 있는 가칭 ‘경로당거점지원센터’를 설치해 경로당을 관리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서울, 경기, 충남, 경북, 전남 등 5개 지역 연합회 및 지회의 사무처(국)장, 경로당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경로당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총 774개의 안건이 제기됐고,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8개의 변화·혁신 요소가 추려졌다. 8개 요소는 △프로그램 관리 △조직간 관리체계 △예산배정의 적절성 △전문성 △경로당 시설환경 △보상 △직무만족 △예산관리의 효율성 등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경로당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르신들의 입장을 고려한 ‘고객지향’ 서비스 달성은 물론 업무의 구체화, 경로당 종사자 및 이용 어르신들의 변화가 시급하다”며 “이 같은 업무혁신과 역량강화를 통해 경로당 운영을 무결점화 한다면 경로당 선진화·활성화를 통한 다기능 보편적 노인여가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로당거점지원센터 설치를 위한 과제로는 △경로당 사업에 대한 전문적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합적 관리기반 마련 및 다층적·다면적 네트워크 구축 △노년기 생애주기에 맞는 여가 및 사회참여를 위한 단계별·맞춤형 지원체계 마련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생활을 위한 전문적 노인복지서비스 개발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경로당 운영 주체는 ‘노인회’ 한목소리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성록 대한노인회 사무총장(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은 “경로당거점지원센터가 개설된다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경로당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또 경로당거점지원센터의 역할이나 경로당 지원의 범위 등 현실성을 염두 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강조했다.

이성록 총장은 “현재 경로당 운영의 책임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중앙정부는 관리 감독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적어도 예산지원 등의 노력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지역이나 노인 수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록 총장은 이밖에, 대한노인회가 경로당연합회로 출범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경로당 운영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추용 꽃동네대학 교수(사회복지학부)은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대표적인 노인여가복지시설이지만 여전히 전문 프로그램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건강은 물론 오락, 수익사업, 노인복지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고, 여가활동에 필요한 자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김종신 서기관은 “그동안 경로당에 대한 연구조사가 전무할 정도로 미비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경로당이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로당 선진화 및 활성화 방안은 정부가 제시할 것이지만 지방자치단체나 대한노인회의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경로당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일선 경로당 임원들이 변해야 경로당 문화가 달라진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럼은 노인의 사회적 책무와 역할, 활기차고 건강한 경로당 구축, 유익한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선진화된 경로당 문화 확산을 위해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의 주제 발표에 앞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용하 원장이 ‘한국 복지정책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석용 국회의원을 비롯해 대한노인회 각 지회장, 실무관리자 등 300여명의 청중이 찾아 경로당을 비롯한 노인여가복지시설 활성화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청중들은 질의시간을 통해 경로당 관리 주체가 대한노인회인 만큼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통한 경로당 프로그램 제공 등은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이와 관련한 예산지원을 대폭 늘리되 노인복지관이 아닌 대한노인회 각 시군구지회로 창구가 일원화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