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원봉사, 두드리면 열리니 두려움부터 떨궈 버리세요”
“노인자원봉사, 두드리면 열리니 두려움부터 떨궈 버리세요”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11.04 14:02
  • 호수 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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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맞는 노년기는 더 이상‘쉬는 시간’이 아니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 적어도 20~30년의 여생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제3의 인생’으로 표현되는 노년기가 인생의 황금기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노인회가 10월 2일 제15회 노인의 날을 기념해 올해를‘노인자원봉사원년’의 해로 선포한 것도 노인 개인은 물론 국가·사회적으로 자원봉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년층의 자원봉사가 국가적 과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백세시대은 노년층이 보다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3회에 걸쳐 ‘노인자원봉사’에 대해 기획 연재한다.

 

▲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와 함께 10월 31일부터 이틀간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등지에서‘제5회 전국 노인자원봉사대축제’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수 천여명의 노인자원봉사자 및 관계자가 모인 이번 축제기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상 및 사진·UCC·수필 공모전 수상자에 대한 서울시장상을 비롯해 노인자원봉사 세미나, 시니어 제술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사진=임근재 기자

 

싣는 순서
①노인자원봉사, 어디서 할 수 있나
②나에게 맞는 자원봉사 활동은
③전문가·참여노인이 말하는 노인자원봉사


▲취미여가 활동 자원봉사로 연결
전직 교사 출신인 이행자(69)씨는 요즘 자원봉사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이씨는 현재 지역 복지관에서 라인댄스와 오카리나 연주 공연을 선보이는 예술단원으로 활동하며 요양원, 노숙인 쉼터 등에서 예술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씨가 봉사를 시작한 때는 4년 전. 퇴직 후 여가를 즐기고 싶어 지역 복지관을 찾았다. 평소 춤과 악기 연주를 좋아해 라인댄스와 오카리나를 배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술 공연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예술단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됐다.
이행자씨는 “좋아하는 취미여가 활동도 즐기고, 배운 재능을 남에게 베푸니 1석2조”라며 “무엇보다 봉사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건강을 찾을 수 있어 나날이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행자씨처럼 취미여가 활동을 통해 배운 재능을 봉사활동으로 연계,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체로 활동하게 될 경우 개인 활동보다 부담이 적다.

사진에 취미가 있다면 지역 노인단체를 방문해 영정사진을 찍어줘도 좋다. 또 지역 문화단체를 통해 구연동화나 마술을 익혀 예술공연 봉사를 한다거나 뜨개질 솜씨가 뛰어나다면 모자나 목도리, 장갑 등을 짜 연말에 지역 내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정, 저소득층 가정 등에게 전달해도 좋다.

▲전문지식·경력 사회에 환원

최근 재능을 기부하는 봉사활동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전문지식과 경륜을 살려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활동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노인단체 등도 어르신들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내 거주 55세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문화예술, 외국어 통역 등의 자격증이나 경력이 있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시니어전문봉사단을 모집,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1000여명의 시니어를 모집해 한 해 동안 G20정상회의 외국어 통역 자원봉사를 비롯해 문화공연, 무료건강 검진 등 총 1만2500여회, 총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봉사를 펼쳤다. 올해도 8개 전문분야 종사자들을 모집해 아동을 위한 교육지도, 일반 노인에 대한 여가 활동지원 및 법률자문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도 지난 9월 구내 거주 55세 이상 전·현직 교사와 학원강사 출신 20여명으로 구성된 ‘골드 시니어 선생님 봉사단’을 발족했다. 이들은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해 저소득 세대 등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동 및 청소년과의 결연을 통해 초중고 교과지도,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 예체능 지도, 음악 미술 심리치료와 상담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문직 은퇴자가 아니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봉사는 무궁무진하다. 직장 경험을 바탕으로 원고 타이핑을 비롯해 교정·교열, 복사, 청소 등의 업무도 훌륭한 봉사활동이 된다.

▲전문기관 도움 얻으면 ‘일사천리’

마땅한 취미나 여가활동, 전문능력이 없어 자원봉사를 망설인다면? 우선, 가까운 자원봉사단체를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생각보다 빨리 자신에게 맞는 자원봉사 분야를 찾을 수 있다.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를 비롯해 각 지자체 자원봉사센터, 복지관 등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관들이다. 특히 최근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활동하고 싶거나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면 인근 자원봉사센터를 권한다. 행정안전부가 전국적으로 설치한 자원봉사센터는 현재 전국 시군구 248곳에서 운영 중이다. 활동분야는 생활편의를 비롯해 주거환경, 상담, 교육, 보건의료, 환경보호, 농어촌활동, 인권·공익, 재난·재해·응급, 국제협회·해외봉사 등 매우 다양하다.

또, 전국 202개의 노인복지관에서 440개의 자원봉사단이 운영 중이다.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아동·청소년 서예교실, 1·3세대가 함께하는 텃밭 가꾸기, 노인인권보호단 노인인권교실 등이 눈에 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윤순화 부장은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기존에 설립된 단체를 방문해 나에게 맞는 분야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원봉사클럽, ‘일거다득’ 효과”

이미 준비된 프로그램 참여에서 한 발 나아가 어르신들이 직접 과제를 발굴하고 수행하는, 차별화된 봉사활동을 펼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자원봉사클럽이다.

대한노인회는 올해를 ‘노인자원봉사원년’의 해로 선포할 만큼 의욕적으로 노년층의 자원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건복지부 지원 아래 전국 13개 지역에서 노인자원봉사 활성화의 일환으로 경로당에 기반 700개의 자원봉사클럽을 조직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지역은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남 등이다.
자원봉사클럽은 20명 내외의 노인자원봉사자로 구성되며, 클럽별로 자체 발굴·기획한 과제를 주 1회 이상 수행한다.

원활한 클럽 운영을 위해 클럽별로 3명의 코치를 선발하고, 이들의 의사소통·갈등관리 등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사전에 실시하고 있다.

봉사활동에 수반되는 재료비나 교통비, 식비, 보험료 등이 지원된다. 전국노인자원봉사클럽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생활편의 지원을 비롯해 교육, 상담, 보건의료, 문화행사, 환경보호 등의 활동을 담당하게 된다.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김의욱 본부장은 “어르신들이 자원봉사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소그룹 형태의 봉사단이 운영돼야 한다”며 “실제로 자원봉사클럽 활동은 봉사자에게 소속감은 물론 사회적인 역할 부여, 지역사회에서의 공적인 역할 개발, 자율적인 기획 능력 등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역동적인 변화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적성·능력 고려한 프로그램 시급”

노인자원봉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분야와 직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권중돈 목원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현재 노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조금씩 개발되고 있는 단계지만, 여전히 노인복지 현장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실정”이라며 “노인의 욕구와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과 단순 노력봉사가 아닌 노년층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 개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그램 개발 노력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노년층의 자원봉사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조만간 노년층에 편입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들의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과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아동가족학과·사진)는 “대규모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행복하고 건강한 중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이들의 이질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 및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원봉사 참여를 포함한 여가활동에 있어서 보상과 비용의 계층 간 차이를 고려한 지원방안도 마련해 전 계층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주요 노인자원봉사 지원 단체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대표전화 02-707-2730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대표전화 02-714-1365
▲대한민국사회봉사단 경기도지원단 031-213-8551,
전남도지원단 061-285-8947
▲한국국학진흥원 054-851-0776~8
▲서울시니어전문자원봉사센터 02-812-8028
▲경기도노인일자리지원센터 031-222-6026
▲시니어코리아 02-702-6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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