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료비 급증, 노인건강관리 방안도 급부상
노인의료비 급증, 노인건강관리 방안도 급부상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2.03.23 15:02
  • 호수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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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건강백세 운동교실’ 확대… 복지부,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 전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에 지급된 건강보험 진료비가 총 진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노인 의료비 지출에 따라 노인건강증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예방적 차원에서 대한노인회 등 관련단체와 함께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개발, 적극 보급하는 한편 4대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하철 무임승차 등 어르신들의 이동편의를 보장, 일과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참여의 폭을 넓히는 등 노인건강증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표한 ‘2011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총 진료비 46조2379억원의 33.3%에 달하는 15조3768억원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노인 진료비는 2002년부터 10년 동안 연평균 16.9%씩 늘어나고 있다.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4만7166원으로 65세 미만 진료비(5만8927원)의 4.2배나 됐다. 2002년과 비교하면 65세 미만은 101.44%, 65세 이상은 161.81% 증가, 노년층의 진료비 증가폭이 훨씬 컸다. 특히, 지난해 85세 이상 노인의 월평균 진료비는 32만5370원으로 2007년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같은 노인건강 악화는 노년층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데다 노인의료비 증가로 인한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시급한 예방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노년층의 건강증진 붐 조성과 장기적 의료비 절감을 위해 매년 3월부터 실시하던 ‘건강백세 운동교실’을 올해는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건강백세 운동교실’은 노인들에게 적합한 운동 강습과 식습관 개선 교육 등의 건강관리프로그램으로, 지난 2005년 이후 전국 경로당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는 전국3600여곳에서 운영된다.

특히, 올해는 보다 많은 노인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한노인회 등 관련단체와 함께 경로당을 비롯해 공단 지사의 공실(空室)과 노인복지관, 주민자치센터 등으로 운동장소를 다양화하고 도심공원 등을 활용한 생활터 야외운동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주요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나트륨(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시민모임 김재옥 회장·서울대병원 내과 오병희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이 4878mg(2010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의 섭취권고량 2000mg의 2.4배에 달해 이를 방치할 경우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순환기와 관련된 고혈압, 당뇨, 심장 및 뇌혈관 질환 등 4대 만성질환의 원인인 나트륨 과다섭취로 인한 진료비는 2005년 2조5000억원에서 2010년 4조9000억원으로 계속 증가해 전체 진료비의 15.1%를 차지하고 있다.

식약청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 개선을 통해 질병예방, 국민건강 수준 향상, 의료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일일섭취량을 3000mg으로 낮출 경우 사회·경제적 편익은 의료비용 절감 3조원, 사망 감소에 따른 노동력 재생산 10조원 등 1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하루 소금섭취량을 3g 줄이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7~4.4% 감소하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하루 소금 1~3g 줄이면 혈압약 복용보다 효과적이어서 이를 통해 연간 고혈압 진료비 100~24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는 사회 각계의 역량을 결집해 급식, 외식, 가공식품, 가정식 등 모든 분야에서 나트륨 줄이기를 선도하고, 국민의 참여와 실천을 유도하는 등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확산시키는 사회적 구심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어르신들의 신체·정신적 활동을 증강시키기 위한 이동권 보장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르신들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함으로써 자원봉사 등 유의미한 사회참여를 지속,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 및 유지를 통해 정신건강증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노인의료비를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지난 2월 28일 복지부가 주최한 제10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해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가 지하철공사의 적자원인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노인들이 지하철을 부담없이 이용함으로써 사회참여기회가 늘고, 이는 노인건강증진으로 이어져 노인의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가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게 된다”고 강조해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기도 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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