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위해 1천억대 임야 선뜻 기증 ‘진정한 어른’
후손 위해 1천억대 임야 선뜻 기증 ‘진정한 어른’
  • 장한형 기자
  • 승인 2012.04.06 16:05
  • 호수 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창근(83) 어르신, 50여년 직접 조림한 경기 용인·안성 산림 쾌척

4월 5일, 제67회 식목일을 맞아 팔순의 한 어르신이 50여년 이상 관리해 오던 경기 용인·안성 금싸라기 지역의 대규모 임야를 국가에 기부해 화제다. 시가로만 무려 1000억원대에 달한다.

삼림청은 경기 용인·안성 지역의 산림을 경영하는 손창근(83) 어르신이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임야 662ha(약 200만평)를 기부했다고 4월 4일 밝혔다.

산림청에 따르면 손창근 어르신이 기부한 임야는 김대건 신부 묘역을 포함한 천주교 미리내 성지에 인접하고 있는 데다 넓이는 서울 남산 총면적의 2배,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400억원, 시가로는 무려 1000억원을 넘는다.

여간해서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손 어르신은 지난 3월 대리인을 산림청에 보내 기부의사를 밝힌 뒤 실제 접촉 등 번거로운 절차나 조건도 없이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특히 그의 아들·딸 등 가족도 손어르신의 뜻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어르신이 엄청난 면적과 금전적 가치를 지닌 산림을 선뜻 기부한 이유는 이 지역의 산림이 다음 세대까지 잘 보존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손창근 어르신은 대리인을 통해 “수도권 지역의 끈질긴 개발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재산을 국가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숲이 다음 세대에까지 온전하게 잘 보호되고 관리되기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손 어르신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이 임야에 잣나무와 낙엽송 등 5종류 20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 오며 산림 내에 임도 약 16km를 뚫었고, 임야 내 계곡 하류에 인접한 천주교 성지를 보호하고 계류를 안정시키기 위해 사방댐을 설치하는 등 산림관리를 남달리 추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66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1991년에는 산림청의 모범독림가로 지정됐다.

산림청은 손 어르신의 뜻에 따라 해당 산림의 정확한 실태를 조사해 국유림경영계획을 세운 후 조림지는 숲가꾸기사업을 확대해 임목생산림으로 경영·관리하고 나머지 산림은 공익기능과 생물다양성 증진 및 탄소흡수원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 기부 문화에 대한 산림부문의 이 같은 사례를 귀감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손 어르신의 뜻을 담은 교육용 기념비를 설치하고, 지역발전과 연계한 산림체험림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돈구 산림청장은 “손 선생의 귀중한 뜻을 받들어 산림 본래의 목적대로 가꾸고 활용해 다음 세대에까지 울창한 숲으로 지켜 가겠다”고 밝혔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