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4대가 함께 살아요”
“한지붕 4대가 함께 살아요”
  • 이미정
  • 승인 2006.12.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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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김유성씨, 102세 할머님 모시고 행복한 생활

“대가족이라 힘들지 않냐고요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데요.” 지난달 23일 오후 전주시 동서학동 전주교육대학교에서 열린 ‘2006 노인 섬김 한마음대회’에 수상자로 선정된 김유성(38)·김은자(36)씨 부부는 대가족살이의 재미를 한껏 자랑했다.


전북 부안군 백산면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씨  부부는 전북노인복지원이 선정한 가족사랑 으뜸상 중 ‘아름다운 가족상’부문에서 4代가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효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씨 가족은 백수(白壽)를 훌쩍 넘긴 할머니(102)와 어머니(72), 김씨 부부, 초등학생인 아들 동현(11)·민석(8)군, 딸 도은(7)양까지 모두 7명. 또 근처에 살며 한집처럼 오가는 은자씨의 오빠(45)집 식구까지 합하면 모두 10명의 대가족이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이들 부부에게 ‘부모님과 함께 살기를 꺼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식구가 많아서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답한다.

 

은자씨는 “어른들이 계시니 외출이 좀 자유롭지 못한 점 외에는 그리 불편하지 않다”며 “시어머니께서 활달하신데다 집안 대소사 결정에 젊은 우리 의견을 잘 들어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할머니는 명절을 치르고 나면 고생했다고 아껴둔 돈도 주시는 등 친손자처럼 아껴주신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싸움’ 할 일이 적다는 점도 이들 부부가 꼽은 대가족살이의 장점이다. 유성씨는 “지난 94년 서울에서 만난 은자씨와 결혼한 후 농사지으러 고향에 내려오게 됐다”며 “생면부지 시골에 내려와 할머니와 어머니 두 어르신을 모시고 아이 셋까지 잘 키워준 아내가 고마워서 사소한 일로는 불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은자씨도 “남편이 배려를 많이 해주는데다 할머님과 어머님을 모시고 살다 보니 목소리 높일 일이 있어도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큰 싸움은 않게 된다”고 거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씨 부부 외에도 ‘아름다운 가족상’으로 선정된 4가정과 75세 이상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에게 주어지는 ‘부모섬김 으뜸상’ 수상자 17명 등 모두 22명에게 상패와 부상 등이 주어졌다.


전북노인복지연구원 관계자는 “핵가족화와 노인인구 증가로 소외된 노년층이 늘어나는 때에 전통적이면서도 모범적인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이들이 우리 사회의 한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시상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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