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과학연구소 ‘노인 부모와 함께 살기’ 심포지엄
한국성과학연구소 ‘노인 부모와 함께 살기’ 심포지엄
  • 박영선
  • 승인 2006.12.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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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日常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

“혼자 사는것이 외롭다” 삶포기 등 갖가지 부작용
사소한 일에 ‘의미’ 강하게 부여 보람찾는 일 중요
性·우울증에 대한 체계적 교육 이웃과 상담 필요

 

한국성과학연구소(소장 이윤수)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노인 부모와 함께 살기’라는 주제로 ‘2006 아담과 이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에 대한 신체·정신적 변화를 이해하고, 노인 부모를 모시는 현명한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200여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 노인의 문제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비해, 그들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 부족해 여러 가지 노인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며 “오늘 강좌를 통해 노년기에 대한 신체·정신적 변화를 이해하고, 노인 부모를 모시는 현명한 방법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혼자 사는 것이 외롭다’는 것인데, 혼자 살다보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며, 심지어는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며,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의 사춘기를 이해하듯, 어르신들의 일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심포지엄은 김미라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의 ‘노년기 삶과 심리적 특성’에 대한 강연을 시작으로 △노인가정 ‘SOS’ 임상사례(강병만 한국노인의전화 사무국장) △노인 우울증 극복할 수 있다(김진세 고려제일정신과 원장) △배뇨장애, 예방과 새로운 치료(박석산 인제의대 비뇨기과 교수) △노년의 성과 사랑 가꾸기(이윤수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치매예방을 위한 운동법(최승욱 성신여대 체육학과 교수) △여가활동 즐기기(유 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회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첫 강연자로 나선 김미라 교수(성균관대 심리학과)는 ‘노년기 삶과 심리적 특성’을 주제로 꽃·동그라미 배열 등 단순한 그림그리기를 통해 어르신들의 심리 상태를 들여다보는 강의를 명쾌하고 재미있게 진행해 큰 호응을 받았다.

 

김 교수는 “그림그리기 심리테스트에서 본 바와 같이 어르신들은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강하게 부여하는 특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특히 노년기에는 자원봉사 등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통해 마음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병만 한국노인의전화 사무국장이 ‘노인가정 SOS 임상사례’라는 주제로 노인의 성에 대해 강연했다.

 

강 사무국장은 “성(性) 문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이 이를 입에 담고 표현하면 ‘노망’ 났다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자녀들이 노부모의 성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사무국장은 “최근 한국노인의전화에 상담해 오는 많은 노인 문제 중 성에 대한 상담이 늘고 있다”며 “파뿌리가 된 머리가 다시 검은 머리로 회기 하는 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노인들의 성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사회의 어르신들은 사회적 ‘체면’ 때문에 성 문제에 대해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강 사무국장은 말한다. 혼자 된 어르신들은 이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80%면서도, 20%의 체면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 사무국장은 “성 문제로 상담하는 어르신들에게 이성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나 요령을 알려드리면 대부분 ‘내 나이가 5년만 젊었더라도…’ 하면서 말을 맺는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성 문제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억압되어 왔는지를 헤아리고도 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인들의 이성과의 사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노년기의 성과 삶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순서에서는 어르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건강에 대해 강연이 이어졌다.

 

김진세 고려제일정신과 원장은 ‘노인 우울증 극복할 수 있다’는 주제로 노인 우울증의 증상 및 예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김 원장은 노인의 우울증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만큼 증상적 특징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슬픔의 표현이 적음 △신체화 경향이 강함 △신체 질환에 대한 지나친 호소 △최근에 발생된 신경증적 증상 △가해적 행동 △가성치매 △치매에 동반된 우울증 △품행장애 △비정상적 성격 성향의 강화 △뒤늦게 발병한 알코올 의존 등이 있다.

 

김 원장은 “노인 우울증은 나이 듦에 대한 슬픔, 배우자를 사별할 경우 갑자기 홀로 된데 따른 정신적 충격이 주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족들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인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과도한 책임에서 벗어나자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하자 △다른 사람과 자주 어울리자 △종교·사회활동과 같은 남을 위하는 일을 많이 하자 △기분이 우울하다고 해서 조급해 하지 말자 △기분이 우울할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나중으로 미루고 잘 아는 사람과 상의하라고 조언했다.

 

노인들이 흔하게 앓는 질환인 ‘배뇨장애’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강연도 진행됐다.

 

박석산 인제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배뇨장애의 원인과 예방’이라는 강의를 통해 “통상 고령남자의 10% 이상, 여자의 35% 이상이 요실금으로 고민하고 있는데도 ‘남부끄럽다’고 여겨 말하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령의 남성에게 나타나는 배뇨장애의 주요 원인은 전립선 질환이다. 또 여성에게 많이 나타는 요실금의 원인은 뇌질환, 방광의 자연적 변화 이외에 복압성요실금, 요로의 세균감염이 주 원인이다.

 

박 교수는 “나이 먹은 것도 억울한데 요실금이나 배뇨장애 등으로 몸과 마음이 위축되어서야 되겠느냐”며 “노인에게 발생되는 배뇨장애는 원인이 되는 요소나 질환의 교정으로 치료가 가능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듣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는 홍모(67세) 할아버지는 “어디 가서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문제들을 전문가 선생님들을 통해 들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며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모(61세) 할머니는 “며느리가 알려주어 오늘 강의를 듣게 됐는데, (며느리도) 함께 올 걸 그랬다”며 “우리 같은 나이든 사람도 그렇지만 젊은 사람들이 와서 듣고 노인들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1, 2부 강의에 이어 3부에서는 복지부 장재혁 노인요양보험제도 팀장이 나와 정부의 노인요양 관련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고, 4부에서는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치매예방을 위한 건강법’ ‘여가생활 즐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어르신들의 호응을 받았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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