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역, 노익장 과시한 손정현씨
1인 3역, 노익장 과시한 손정현씨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07.20 10:53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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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신도시로 개발 중인 김포 지역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많은 경로당이 개설되고 있다. 김포시 장기동에 거주하는 손정현(71)씨는 더욱 바빠졌다. 3년 전부터 분회 사무장을 맡아, 경로당의 우편배달부 역할을 하고 있다. 회장, 총무 등에게는 그 동안의 문제점, 개선점, 요구사항, 운영의 애로사항 등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전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등 1인 3역을 하고 있다. 언뜻 청년 같은 패기가 있다. 주민들은 “얼굴 또한 동안이고 늘 웃으며 사람을 대한다”며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내 것으로 만들고 거뜬히 소화해 내는 사람”이라며 칭송한다.

장기중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 역할을 하는 그는 아침 8시부터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통 봉사활동을 하고 수시로 학생들의 훈육 담당 선생님이 된다. 항상 운동장에 있어 얼굴이 까맣게 그을려 있다.

김영희 교장은 “너무 일을 잘해 주셔서 계속 계시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복장, 폭력, 왕따 등 인성교육도 맡아 한시도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중학생 김(16)군은 “할아버지처럼 바르게 지적해 주시는데, 때로는 엄격하게 하실 때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 6시 기상, 오후 4시 학교일을 마치고, 체력 단련을 위해 곧장 동네의 가연산으로 향한다. 이어 자신의 집처럼 느껴진다는 장기동 경로당을 방문한다.

손정현씨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게 된 것은 30여년 군생활을 한 덕분”이라며 “특히 오로지 나라를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경험으로, 정신 무장, 규칙적 생활, 절도 있는 행동 등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시대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몇 년 더 살아 장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라의 경제가 성장하기까지 지금의 60~70대는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은퇴 후,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노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많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배회하게 된다.

자신의 거주지에 있는 경로당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이웃 어른과 담소도 나누며 정보를 교환하는 등 정신적으로 나태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몸이 아픈 후에는 늦는다. 많은 노인들이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기 쉽다는 이유로 화투만 하며 하루를 보낸다. 아직도 일할 시간은 많다. 노력과 긍정적인 자세를 바탕으로 세상에 도전하라. 그러면 하고 싶은 일들이 주어질 것이다.

손정현 어르신은 “체력이 닿는 한,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의욕으로 충만한 그가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길 기대해본다.
안은실 기자/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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