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오남용, 장노년층이 가장 많아
의약품 오남용, 장노년층이 가장 많아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2.08.24 17:43
  • 호수 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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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발기부전치료제 광범위한 유통… 중복투약도 여전해

 우리나라 성인들의 약물오남용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노년층의 경우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등 불필요한 약물의존이 많아 경각심을 갖고 의약품 오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마약류 및 남용약물 사용경험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오남용 우려가 높은 약물로 △성기능개선제 △공부 잘하는 약 △살 빼는 약 △근육강화제 등이 꼽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발기부전치료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기부전치료제 등 성기능개선제를 본인이 사용하거나 주변에서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 경우가 30.2%로, 오남용 약물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그라’가 오남용 최다
발기부전치료제 등 성기능개선제 오남용의 경우 성별로 남성(35.4%)이 여성(25.1%)보다 높았고, 20대는 23.0%에 머문 반면 50대 이상은 39.0%에 달해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35.9%), 대구·경북(35.3%)지역에서 사용경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부 잘하는 약’을 직간접적으로 사용한 경험은 19.8%, ‘살 빼는 약’은 17.5%, ‘근육강화제’는 13.3% 순이었다.

‘공부 잘하는 약’의 경우 성별로는 여성(21.8%), 연령별로는 50대 이상(23.3%)에서 직간접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높았다. 식약청은 50대 이상의 연령에서 직간접적 사용이 높은 이유에 대해 학부모가 자녀들을 위해 구입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조사는 병원이나 약국의 처방에 따라 구입한 제품 이외에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은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경험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장노년층 남성들이 주로 찾는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최근 시중에 가짜 제품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뒤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는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식약청은 밝혔다.

또,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고 인터넷으로 유통된 일부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과용하면 혈압저하, 시력상실, 청력감퇴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의료기관 진료비와 의약품 구입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경우 의약품 중복투약에 따른 오남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3차에 걸쳐 의료급여 환자 중 의약품 중복투약자를 분석한 결과 70대 이상이 27.9%로 가장 많았고, 60대 24.5%, 50대 23.0%, 40대 16.5% 등으로 연령이 많을수록 약물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하게 의약품을 중복투약하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0대 이상 노년층이었다. 질환별로는 1~3차 중복투약자 모두 고혈압(27.4%)과 당뇨병(19.5%)이 가장 많았다.

▲‘의약품안심서비스’로 금기·중복약품 확인
이처럼 의약품 오남용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환자가 여러 의사에게 진료 받을 경우 의사와 약사는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이미 처방 받은 동일한 의약품을 또다시 처방하거나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을 처방하는 경우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 12월부터 전국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의약품을 처방할 때 환자가 이미 처방받은 의약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 병용금기 약품 등 부적절한 약물사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의약품안심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eview)를 시행하고 있다.

의약품안심서비스(DUR)는 한방 진료분야를 제외한 전국 병의원 등 의료기관과 보건기관, 약국에서 시행 중이며, 병용·연령·임부금기 의약품을 비롯해 안전성 관련 사용중지 의약품, 동일성분 중복처방 의약품을 확인,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핵심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의약품안심서비스’ 또는 ‘DUR’ 이용은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기 전에 처방약품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면 된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hira.or.kr)에 접속한 뒤 ‘의약품안심서비스’를 클릭, 약품명과 성분코드, 제약사 등을 입력하면 금기 및 중복처방 의약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콜센터 1644-2000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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