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성장동력 고령친화산업, 체계적 지원 이뤄진다
미래 신성장동력 고령친화산업, 체계적 지원 이뤄진다
  • 장한형 편집국장
  • 승인 2012.11.30 12:32
  • 호수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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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지만 인구고령화에 동반되는 고령친화산업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예비노년층,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를 앞두고 있어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2010년 약 33조원에서 2020년 124조원으로 연평균 14.2%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고령친화산업은 대부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사용되는 복지용구에 한정돼 있어 산업 다각화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낮아 산업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선결돼야 할 시장 형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차세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인구고령화 대응책과 더불어 반드시 챙겨야 할 국가적 과제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고령친화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 개선책을 짚어본다.

▲ 고령친화산업은 2010년 약 33조원에서 2020년 124조원으로 연평균 14.2%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고령친화산업은 복지용구에 한정돼 있어 산업 다각화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사진은 국내대표 고령친화산업박람회인 올해 ‘SENDEX’ 모습.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고령친화산업 욕구조사’에 따르면 식품과 의료기기, 의약품 등의 품목을 비롯해 요양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적 욕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 고령친화용품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나라 고령친화산업계는 근로자 20인 미만 업체가 73%에 달할 정도로 영세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었다. 근로자 5인 미만인 업체는 12.3%인 반면 50~99인 3.9%, 100인 이상은 4.9%에 불과했다.

산업발전을 위해 이들 업체가 요구하는 사항은 정부지원 확대를 비롯해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인식 확산, 전문인력 양성, 산업체 역량 강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간 33조→124조원 성장
2010년 기준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는 약 33조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124조원으로 연평균 14.2%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금융(19.2%), 화장품(17.7%), 요양(17.2%), 의약품(13.5%), 식품(13.0%) 등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금융부문이 고령친화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31.8%(10조5663억원)에서 2020년에는 48.8%(61조404억원)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여가부문의 경우 22.9%(7조6088억원)에서 13.0%(16조1917억원), 식품은 14.7%(4조8990억원)에서 13.3%(16조5810억원) 등 상대적 비중은 감소하지만 시장규모는 2~4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시장을 중심으로 제한적 영역에 머물러 있고, 국민들의 인식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장기요양보험이 제공하는 복지용구를 사용하는 노인은 전체 노인인구의 1%에 불과한데다 중증질환을 가진 노인에 한정돼 있어 고령친화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일본의 개호보험을 비교하면, 1인당 연간 보험급여액은 우리나라가 160만원, 일본 17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상자는 일본이 120만명으로 5만명에 불과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 정부는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국민인식 확산을 위해 2005년부터 관련 박람회를 매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복지용구에 한정돼 있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 성남, 대구, 광주에 고령친화제품 상설 전시·체험공간을 마련,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접근성이 떨어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기반·품질·홍보 강화 추진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급속한 인구고령화와 함께 경제력을 지닌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등으로 앞으로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해 2006년 12월,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08년부터 2년마다 관련기관 가운데 한 곳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로 지정해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 이재용 과장은 11월 27일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개최된 ‘고령친화산업 연구개발 활성화 정책포럼’에서 고령친화산업 육성 지원책에 대해 △정책 기반 강화 △품질향상 지원 △홍보 및 정보제공 강화 등 3가지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정책 기반 강화를 위해 ‘고령친화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나 정책에 대한 개선과제를 논의하고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수출사례 등 정보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또, 올해 고령친화산업 실태조사 및 연구를 통해 발전계획을 수립, 2020년까지 장기적 목표와 추진과제도 도출했다.

품질향상 지원을 위해서는 2008년부터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데, 연간 2회 실시하던 지정을 앞으로는 4회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1월말 기준, 고령친화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은 100개 업체의 791개 제품이다.

또, 고령친화우수 제품 품목도 현행 19개에서 배회감지기와 단차해소기 등 2개 품목을 더해 21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고령친화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주요 서비스 발굴 및 가이드라인(매뉴얼) 개발에 나서고, 고령소비자의 안정성과 편의성 등을 기준으로 전문가 회의를 통해 사용성 평가지표를 지속적으로 개발, 업체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지역사회 밀착형 전시체험관을 설치, 운영한다는 목표에 따라 올해 서울 은평구, 경기 화성시 및 의왕노인복지관 등 3곳에 이어 내년에는 대한노인회와 우리마포노인복지관 등 2곳에 상설 전시체험관을 개설키로 했다.

홍보 및 정보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코트라(KOTRA), 중소기업청 등 관련기관이 제공하는 고령친화산업 수출지원 정보를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인터넷 홈페이지 및 연간보고서를 통해 제공하고, 수출 사례집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또, 고령친화산업의 주요 이슈나 정책, 제도, 산업현황 등에 대한 정보제공을 위해 2007년 인터넷상에 개설한 ‘고령친화산업 정보은행’(esenior.or.kr)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제품 연구개발 중점 강화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술과 제품의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비는 43조8548억원이었고, 정보통신기술(IT) 분야가 가장 많은 14조7369억원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령친화산업은 아직 투자분야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정확한 투자규모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다만, 보건산업진흥원과 과학기술부가 2007년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2000~2005년 국가가 지원한 연구개발 과제 1만6823개 중 노인분야는 762개였고, 1514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2005년 한 해 동안 노인분야 연구개발에 투입된 금액은 352억원으로 총예산(7조7996억원)의 0.5%에 불과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산하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가 지난 7월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공공기관, 예비노년층 등 4000명을 대상으로 고령친화산업 연구개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집중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제품 및 기술개발’이 66.1%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고령친화제품의 수혜대상은 요양보호가 필요한 중증의 고령자(26.1%)가 아닌 건강한 고령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42.0%로 더 많았다.

연구개발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총 140개 과제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의료기기(24.3%), 식품(22.1%), 용품(15.0%) 등의 순의로 나타났다.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유재성 센터장은 “최근 고령친화 연구개발전문가들이 기술성, 시장성, 공공성, 시급성을 기준으로 전략 핵심기술을 평가한 결과 고령친화용품, 고령친화식품, 고령친화요양 등의 순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략 핵심기술의 경우 용품분야는 복지용구 사용성 증진을 위한 기술, 식품분야는 고령자 질환 예방을 위한 식품 기술, 요양분야는 고령자 건강관리 돌봄서비스 발굴 및 가이드라인 개발 등이다. 또, 차세대 유망기술로는 의료기기, 의약품, 주거, 여가, 화장품 분야 등이 선정됐다.

유재성 센터장은 “지난해 중고령자를 대상으로 고령친화산업 욕구조사를 벌인 결과 식품과 의료기기, 주거설비용품, 의약품, 가구, 정보통신기기, 여가용품 등의 순으로 필요한 제품이 도출됐다”며 “이러한 성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는 연구개발과 관련, 앞으로 분야별 핵심 중점기술 개발과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핵심 전략기술을 개발하고, 고령친화 전문대학원 설립 및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인프라 구축, 제품에 대한 표준화 및 심사기준 개발·보급을 통한 산업화 촉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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