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바람의 동료들’성황리 공연
‘백년, 바람의 동료들’성황리 공연
  • 김용환 기자
  • 승인 2013.03.15 11:19
  • 호수 3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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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간 재일 한국인의 삶 해학으로 풀어 내
▲ 언어와 문화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의 한 장면.

100년간 재일한국인의 삶을 해학으로 풀어낸 ‘백년, 바람의 동료들’이 3월 9일부터 1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3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극단 신주쿠양산박 김수진 연출이 ‘자이니치’(在日)라는 경계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의 경험을 다룬 이 작품은 일본 오사카로 이주해 살아온 재일교포들이 음식점에 모여 나누는 대화와 음악을 통해 재일교포 100년 역사와 치열했던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작품 배경이 되는 곳은 실제 오사카 이카이노의 ‘바람따라, 사람따라’라는 작은 이자카야(술집)이다. 2010년 8월 29일은 오사카 이카이노의 술집 ‘바람따라 사람따라’가 개업 20주년을 맞는 날이자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기도 하다.
그날 ‘바람따라 사람따라’ 단골 가수 영태가 ‘백년절’이라는 신곡을 발표하기로 한다. 개업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이카이노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고 옛 추억에 대한 이야기로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민족과 국적에 대한 논쟁이 시작되며 서로의 내면에 억눌려 있던 슬픔과 울분이 드러난다. 그렇게 울고 웃는 사이 영태의 ‘백년절’이 완성된다.
이번 무대는 일본배우 및 재일동포 배우들이 모여 일본어로 공연을 하고 자막처리를 했다. 언어와 문화를 극복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는 이 작품은 일본의 텐트극장(언더그라운드 연극적 요소-배우의 강렬한 몸짓)에서 진행되는 연출형식을 소극장 무대로 옮겨놓아 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작품의 맛을 한층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수로서 이번 작품을 쓴 조박은 “경계에 사는 경계인이야말로 동서남북, 좌우상하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년, 바람의 동료들’은 재일교포라는 정체성을 넘어 ‘사람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연출을 맡은 신주쿠양산박 김수진은 “내가 연극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치냄새에 코를 부여 잡던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지금은 한국요리를 먹기 위해 줄을 선다. 한국에서도 자이니치(ZAINITI)라는 고유명사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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