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회장 첫사랑 ‘꽃님 할매’ 찾는다
재벌회장 첫사랑 ‘꽃님 할매’ 찾는다
  • 이미정
  • 승인 2007.01.19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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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도 2’ 1편보다 강력해진 웃음과 감동

 

옹골지게 억센 할매(할머니)들이 다시 돌아왔다. 성격은 더 포악해지고 장난기는 업그레이드됐다.

 

젊은 남자 놀려먹는 것이 취미인 ‘마파도’ 할매들은 이번에는 가슴 속에 꽁꽁 숨겨뒀던 순정도 살포시 풀어낸다.


2005년 3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마파도’가 1편의 인기에 힘입어 2편을 내놓았다.


‘마파도2’<사진>는 기존 한탕주의 형사 ‘충수’ 이문식과 여운계ㆍ김수미ㆍ김을동ㆍ김형자ㆍ길해연 등 마파도 할매들을 그대로 모셔오고, 김수미 못지않은 건 입담의 소유자 영광댁 김지영과 ‘삼순이 남친’ 이규한을 초빙했다.


이야기는 재벌회장의 첫사랑 ‘꽃님 할매’ 찾기로 시작된다.


인생 역전의 불우한 추종자 충수(이문식)에게 또 다른 기회가 생겼다.

 

바로 사경을 헤매는 재벌회장 박달구(주 현)의 소원인 첫사랑 꽃님 할매를 찾는 것. 착수금으로만 5000만원을 받은 충수는 눈이 돌아가고, 횡재의 꿈을 안고 박 회장의 고향 동백섬으로 향한다.


충수는 동백섬으로 가는 배 안에서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기영(이규한)을 만났다. 이들은 항해 도중 집채만 한 풍랑을 만나는데 기름이 바닥나면서 조난을 당해 표류하다 외딴 무인도에 닿는다.


눈을 떠보니 이곳은 다름 아닌 마파도. 몇 년 만에 재회한 충수와 마파도 할매들. 할매들은 반가움을 표시하기가 무섭게 충수와 기영을 일터로 내몬다.


그런 와중에 충수ㆍ기영과 함께 조난당했던 선장 마도로스 박(조형기)이 어느 날 마파도로 찾아와 마파도가 바로 재벌회장의 고향 동백섬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그렇다면 마파도 할매 5총사 중에 분명 재벌회장의 첫사랑 ‘꽃님 할매’가 있다는 얘기. 충수는 꽃님 할매를 찾기 위해 할매들의 과거를 캐기 시작한다.


‘마파도2’의 매력은 한층 강력해진 웃음과 그 속에 꽁꽁 숨겨둔 감동에 있다. 매번 당하기만 하는 충수와 재철(이정진)에 이어 2편에서도 할매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꽃미남’ 기영(이규한) 캐릭터는 여전하지만 감동은 1편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회장 할매’여운계가 치매 증세가 있는 것으로 설정해 애끊는 모정을 녹여내고 재벌회장의 첫사랑 찾기를 통해 할매들의 여성성을 불러낸다.

 

드라마 속 사랑에 푹 빠져 행복해하고 눈물짓는 할매들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사랑의 감정 등 인간의 기본 욕구마저 상실한 것으로 노인들을 치부하는 우리들의 선입견에 일침을 가한다.


이상훈 감독은 노인을 소재로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냈던 SBS ‘좋은 세상 만들기’ 연출 경력을 십분 발휘해 여성성이 제거된 것처럼 비춰졌던 할머니들을 ‘소녀’로 돌려놓았다. 영화 속에서 첫사랑을 못 잊어 결혼까지 하지 않았다는 영광댁 할매의 첫사랑 이야기는 감동마저 전해 준다.


예측불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마파도2’는 초반의 지루함만 견디면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화. 할매들의 전라도 사투리는 여전히 정겹고 할매들의 사랑은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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