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민주화’ 발언 논란… 누리꾼 뿔났다
[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민주화’ 발언 논란… 누리꾼 뿔났다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05.24 11:38
  • 호수 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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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신나는 음악으로 10~20대를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걸그룹 ‘시크릿’이 위기에 처했다.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24)씨가 5월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거든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며,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해 거센 비판에 휩싸인 것.
본래 민주화는 기관이나 책임자가 국가나 체제 따위를 민주적인 것으로 만들거나, 나라 자체가 민주적인 것으로 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헌데 전씨는 원래의 뜻과는 정반대로, 부정적인 뉘앙스로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은 전씨가 처음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극우 성격을 띠는 유머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수의 누리꾼들이 민주화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해왔다. 때문에 전씨가 이 사이트의 회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 더욱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베의 회원 등 일부 누리꾼들은 왜 민주화를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폭력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민주화 세력의 양면성을 비꼬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이 일베의 회원이 아니라고 밝히며,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실수였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누리꾼들은 어떻게 민주화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고 사용할 수 있냐며,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또, 전씨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과연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는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평론가들은 “이번 일을 통해, 청년들이 민주화 등의 단어를 역사적 맥락에 맞는 적절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건강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이번 일이 특정 개인에 대한 지나친 ‘마녀사냥’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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